KT스카이라이프, 현대HCN 인수 완료…유료방송 ‘1위’ 공고히

‘결합상품 동등 제공·할인반환금 폐지’ 등 조건 붙어

PP 계약 투명성↑…승인일부터 3년간 별도 법인 운영

KT스카이라이프(위쪽)와 현대HCN 로고.ⓒ각사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절차가 마무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주식취득·소유 인가와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건에 대해 조건부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가 최종 성사되면서 KT그룹의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31.72%에서 현대HCN의 3.74%를 더해 35.46%에 달하며 유료방송 시장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과기정통부는 ▲기간통신사업의 경쟁에 미치는 영향 ▲이용자 보호 ▲재정·기술적 능력과 사업 운용 능력의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검토 결과 경쟁 제한과 이용자 이익 저해 등의 정도가 인가를 불허할 정도로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통신시장 공정 경쟁과 이용자 보호를 위해 인가조건을 부과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인수로 KT의 결합상품 경쟁력이 강화돼 초고속인터넷시장 점유율과 경쟁우위 강화가 우려된다고 봤다. 이에 다른 초고속인터넷·알뜰폰 사업자들의 대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결합상품 동등 제공, 결합상품 할인 반환금(위약금) 폐지 등의 조건을 부과했다.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전후 지분 구조.ⓒ과학기술정보통신부

먼저 현대HCN의 8개 권역에서 다른 초고속인터넷사업자에게 현대HCN의 케이블TV 상품을 제공할 경우 KT에 제공하는 것과 동등한 조건으로 제공하도록 했다.

현대HCN의 케이블TV가 KT의 초고속인터넷과 결합되면 다른 초고속인터넷 회선설비 보유사업자에게 동등한 조건으로 제공해야 한다. 만약 KT스카이라이프의 초고속인터넷과 결합될 경우 초고속인터넷 회선설비를 보유하지 않은 사업자에게 케이블TV를 동등한 조건으로 제공하도록 했다.

KT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에게는 유·무선 결합상품을 KT군에 제공하는 것과 동등한 조건으로 제공하도록 했다.

유선통신(초고속인터넷·시내전화·인터넷전화)과 케이블TV 간의 결합상품에 대해 인가일로부터 3년 이내에 신규 가입하거나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 1회에 한해 결합 해지에 따른 할인 반환금(위약금)을 부과하지 못하도록 했다.

현대HCN이 KT로부터 제공받은 설비 현황은 과기정통부장관에게 반기별로 보고하도록 했다.

현대HCN의 케이블TV 가입자를 부당한 영업행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KT군 결합상품으로 전환하도록 부당하게 강요·유인하거나, 경품을 부당하게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행위 등을 못하도록 했다.

전력망 이원화는 현대HCN의 통신재난관리계획에 따라 2023년 이내 완료하도록 했다.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심사 과정.ⓒ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분야의 경우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공익성의 실현가능성 ▲사회적 신용·재정적 능력 ▲시청자 권익보호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이번 인수가 유료방송시장 가입자 점유율이 가장 높은 KT의 유료방송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면서도 최초로 인터넷(IP)TV·위성방송·케이블TV 모두를 경영하게 되는 심사라는 점에 중점을 뒀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인수가 ▲방송시장 환경변화에 따라 국내 유료방송사업자의 경쟁력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점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공익성, 시청자 권익보호 측면 등에서도 승인을 거부할 필요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최다액출자자 변경을 승인했다.

다만, 현대HCN의 지역채널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양사의 지역채널 투자규모와 본방송 비율, 지역보도(재난방송 포함) 등 지역 콘텐츠 비중 등을 포함한 지역채널 운영계획 전략을 수립하도록 했다.

현대HCN 가입자를 부당하게 KT IPTV나 KT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으로 전환시키는 행위도 막았다. 이를 위해 8VSB(별도 셋톱박스 없이 아날로그 방송을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해주는 주파수 전송방식) 디지털방송 상품으로의 가입시킬 수 없도록 했다.

프로그램 제공 사업자(PP)와 프로그램 사용료, 홈쇼핑 송출수수료 협상 등에 있어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대가 산정과 채널번호 협상 시 각각 별도로 협상을 진행하도록 했다. 매년 PP 사용료와 홈쇼핑 송출수수료 규모, 증감률 등도 공개해야 한다.

지배력 전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인수 후 3년간은 두 회사가 각각 별도 법인으로 위성방송사업과 종합유선방송사업을 유지하도록 했다.

과기정통부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 미디어 제공환경 변화에 대응해 정체된 방송통신시장의 활력을 부여하면서도 시장 경쟁저해 문제를 완화했다”며 “가계통신비 절감과 이용자 피해 예방, 방송통신 결합지배력의 시장전이를 제한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KT스카이라이프 측은 “부여된 승인조건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며 “이번 인수를 계기로 소비자에게 양질의 실속형 결합상품을 제공해 IPTV 위주 결합시장에서 제 4의 선택지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방송통신비 절감 등 소비자 후생을 증대해 방송통신을 아울러 국내 미디어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