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경선 구도 '2강 1중' 재편 속
홍준표 약진 비해 요지부동 고민
구도 고착 시 반전 어려워 위기감
'토론·정책 자신감' 속 긍정론도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본격화한 가운데 유력 주자 중 한 명인 유승민 전 의원의 지지율이 3위권에서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 하고 있는 모습이다. 선거전 초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1강 구도에서 홍준표 의원과 함께 '2중'을 형성했던 유 전 의원이었지만 홍 의원의 뚜렷한 상승세가 드러날수록 이제는 '2강 1중'의 '1중'으로 분류되고 있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6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교통방송 의뢰로 지난 3~4일 조사해 공개한 범보수권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유 전 의원은 10.1%를 얻어 윤 전 총장(28.2%), 홍 의원(26.3%)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해당 여론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두 자릿 수 지지율과 3위권에 들어갔다는 것이 얼핏 보면 좋은 결과이지만, 문제는 해당 순위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데 있다. 어차피 대선 후보 1인을 선출하는 경선에서 1위가 아니면 후발 순위는 아무 의미가 없는 탓이다.
유 전 의원은 그간 자신했던 이른바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층)'에서의 지지율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다. KSOI 조사를 비롯해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의 추세를 살펴보면 유 전 의원은 세 지지층에서 모두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양강 구도에 밀려 좀처럼 힘이 실리지 않는 모양새다.
한 유 전 의원 측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세를 등에 업은 홍 의원의 약진을 어느 정도 예상한 바 있지만 '무야홍'으로 요약되는 젊은층에서의 홍준표 바람은 예상하지 못 했던 측면이 있다"며 "청년층과 보다 더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음을 쉽게 기약할 수 없는 벼랑 끝 상황에서 자신했던 지지층의 지지가 예상만 못 한 상황이다. 한시가 급한 추격자의 입장에서 전열을 재정비하고 다시금 모멘텀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라 전했다.
실제 유 전 의원으로서는 어떻게든 반등의 기회를 찾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평가다. 경선 판도가 유 전 의원이 포함된 '3강 구도'가 아닌 '양강 구도'로 굳어질 경우, 최종 후보 선출까지 불과 두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뒤집기 한판'을 노리기는 더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감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벌써 더불어민주당처럼 국민의힘 대선판에도 양강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며 "유 전 의원 입장에서 어느 정도 지지율이 나와야 구체적인 반등의 계기를 찾을텐데, 현재 상황이 그렇지 못해 쉬워보이지는 않는 상황"이라 진단했다.
단 아직 구체적인 경선 일정이 스타트를 끊지 않은 만큼, 현재의 지지율에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는 긍정론도 존재한다. 유 전 의원에게 강점이 있다 평가 받는 후보자 간 토론 및 정견발표 행사를 통해 경제전문가로서의 자질을 충분히 드러낸다면 역전의 여지는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유 전 의원이 지난달 출마 선언 후 "9~10월에 걸쳐 굉장히 치열한 경쟁과 검증이 일어날 것이다. 후보들 간 토론과 검증을 하다보면 저에게 국민들이 올 것"이라며 "2차 컷오프 후 4명의 후보가 남을 때는 정치신인들에 대한 대통령의 자질과 도덕성 검증이 될 것이기에 저와 홍 후보 같이 정치를 오래한 사람과 정치신인의 실체를 알아갈 것"이라 자신한 점도 이러한 판단과 궤를 같이 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강세가 두드러질수록 이들을 향한 여권의 공세와 의혹 제기는 더욱 집중될 것이 자명하다. 이 과정에서 유 전 의원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중도로 대변되는 자신의 핵심 지지층을 유지하면서도 기존 보수 핵심 지지층의 마음까지 잡을 수 있는 폭넓은 메시지를 꾸준히 생산하며 치고 나갈 타이밍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