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측 종아리 근육 염좌로 결장한 손흥민 대신 풀타임 맹활약
후반 14분 권창훈 득점 도움, 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 무력화
‘황소’ 황희찬(울버햄튼)이 레바논전에서 측면을 지배하며 대표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 레바논과 경기서 후반 14분에 나온 권창훈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지난 2일 이라크와 1차전 홈경기서 아쉽게 0-0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은 피파랭킹 98위 레바논에 신승을 거두며 기사회생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우측 종아리 근육 염좌로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어느 정도 어려움이 예상됐다. 원정팀 레바논은 예상대로 수비에 비중을 둔 경기 운영을 펼쳐 좀처럼 골문을 열기가 쉽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엔트리에서 제외된 손흥민을 대신해 황희찬을 투입해 빈자리를 채웠다.
지난 이라크전에서 교체 투입된 황희찬은 선발 기회를 부여받자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저돌적인 돌파와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측면에서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반부터 황희찬의 플레이는 위협적이었다. 전반 16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하더니 1분 뒤에는 왼쪽 측면에서 순식간에 상대 수비수 3명을 제친 뒤 문전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전반 46분 또 한 번 상대 왼쪽 측면을 허문 황희찬은 뒤따라온 상대 수비의 발에 채이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후반전에도 그라운드를 누볐다.
상대 왼쪽 측면을 계속해서 두드린 황희찬의 노력은 후반 14분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홍철의 전진패스 때 황희찬이 빠른 스피드로 공을 따라잡아 지체 없이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린 것을 권창훈이 쇄도하며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천금 같은 어시스트를 기록한 황희찬은 지난 6월 9일 스리랑카와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득점 이후 A매치 3경기만에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우천 경기로 진행돼 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질 만도 했지만 황희찬은 지치지 않았다. 득점 이후에도 황소처럼 그라운드를 누비며 상대에 위협을 가했다. 후반 25분에는 하프라인 부근서 공을 잡은 뒤 빠른 스피드로 상대 중앙지역을 파고들었고, 상대 수비수로부터 경고와 프리킥까지 이끌어냈다.
후반 48분에 시도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그대로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겠지만 이날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빈 황희찬의 활약은 손흥민의 빈자리가 생각나지 않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