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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부산대, 눈치 보는 대학 충돌하는 동문


입력 2021.09.09 07:22 수정 2021.09.08 11:03        데스크 (desk@dailian.co.kr)

조민을 둘러싼 부산대의 비상식적인 일처리

진리 자유 봉사의 건학이념, 시험대에 올라

부산대학교 정문.ⓒ홈페이지 부산대학교 정문.ⓒ홈페이지

옛날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대학과 관련해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경북대학교가 한강 이남에서 최고다. 부산(대학교) 보다 낫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 조민 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를 처리하는 부산대학교를 보다가, 이 옛날이야기가 떠올랐다.


소위 ‘조국 사태’는 2년 전인 지난 2019년 하반기의 일이고, 조민 씨의 입학 의혹은 그때부터 제기됐었다.


오랫동안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던 부산대는 정경심 교수의 재판 등 사태의 진전에 따라 지난 4월 ‘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몇 달 동안 부산대는 꼼꼼하게 절차를 밟아 조사했다.


부산대 박홍원 부총장은 지난 8월 24일 입학 취소 기자회견에서 “1차 전형에서 조민 학생은 통과자 30명 중 서류평가 19위, 전적 대학성적 3위, 공인 영어성적 4위였다. 1차 전형을 통과한 것은 대학성적과 영어성적이 크게 좌우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발표했다.


“대학 성적이 좋고 또 영어 성적이 좋아 입학에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지원자 유의사항 규정을 위반해, 일단 입학을 취소했다”는 듯이 설명했다.


그런데 박 부총장의 이 친절한 설명은 언론이 정경심 교수의 판결문을 확인한 결과 거짓으로 드러난다.


판결문에는 조민 학생의 대학성적은 3위가 아니라 24위였고, 입시원서의 경력(經歷)난에서 위조한 부분을 들어내면 빈 칸이 돼, 1차 서류 심사에서 탈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조민 씨의 입학취소 건을 조사·결정하면서 조 씨의 대학성적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기자회견에서 실없는 설명까지 덧붙인 부산대의 일처리 방식은 상식에서 크게 벗어난다. 학교 측은 이를 “실무자의 착오”라고 변명했다. 다른 의도는 없었을까?


부산대의 비상식적인 일처리는 이게 끝이 아니다.


조민 씨가 입학 취소 예비 판정을 받자, 바로 다음날 부산대 민주동문회가 ‘입학 취소 결정을 철회하라’는 현수막을 본관 앞에 내걸었다(8.25). 일주일 뒤 신(新)전대협 부산대학교지부가 ‘입학 취소 결정을 유지하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9.1).


바로 2시간 뒤, 부산대 학생과는 신전대협 부산대지부에 전화를 걸어, 현수막 철거를 요구했다. 학생들은 “민주동문회의 현수막은 일주일 넘게 본관 앞에 걸려있어도 철거하지 않았다”며 항의했다.


본관 앞에 걸려 있어 아침저녁 봤을텐데도 “그게 걸려 있는 줄 몰랐다”며 학교측은 그날(9.1) 오후 두 개의 현수막을 동시에 철거했다.


조국 혹은 조민 씨와 관련한 부산대의 일처리가 이렇다.


며칠 뒤(9.4) 영국 ‘더 타임스‘ 신문이 발표하는 글로벌 대학평가 기사를 접했다. 2022년 THE (Times Higher Education) 세계 대학 순위를 보니, 경북대는 601~800위 권에, 부산대는 801~1000위 권으로 나왔다.


아니? 또 다른 대학평가 자료를 찾아봤다.


미국의 ‘US 뉴스 앤 월드 리포트’의 대학평가 랭킹(2021)을 보니, 경북대가 618위, 부산대가 689위로, 경북대가 역시 앞섰다. 오래전에 들은 그 말이 아직도 맞나, 개인적으로 놀라웠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졸업한 고교나 대학, 즉 모교(Alma mater)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라틴어에서 유래한 Alma(자비로운) mater(어머니)는 ‘동정녀 마리아’를 뜻하기도 한다. 자신을 교육해준 모교(母校)를 ‘낳고 길러준 어머니’에 비할 정도로, 깊은 애정을 나타낸다.


해방 직후부터 부산대가 길러낸 인재가 25만명이 넘는다. 유신 타도의 서막인 부마(釜馬)항쟁의 도화선은 1979년 10월 16일 부산대학교에서 타올랐다.


‘부산대 민주동문회’는 총동문회와는 별도로 80년대 학생운동을 경험했던 동문들이 주도해 1990년 결성했다. ‘신(新)전대협’은 총학생회가 시들해진 2020년대 재학생들이 결성한 모임이다. 무엇이 이들을 정반대로 세상을 보게 만들었을까? 진리(眞理), 자유(自由), 봉사(奉仕)라는 부산대의 건학이념은 달라지지 않았는데 말이다.


ⓒ

글/강성주 전 포항MBC 사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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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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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hs 2021.09.09  03:08
    부산대 민주동문회? 민주 자 갖다 붙이기 민망하지도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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