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코인원·코빗 “우리도 간다”…사업자신고 잰걸음

빗썸·코인원 실명계좌 확인서 발급…“신고 나설 것”

코빗도 신한은행과 재계약 임박…건전한 경쟁체제 구축

코인원 본사 내부전경.ⓒ코인원

빗썸과 코인원 등 대형 거래소들이 잇달아 주거래 은행과 실명계좌 재계약을 맺으면서 사업자 신고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들 사업자들은 사실상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이 2주도 채 남지 않은 만큼 서둘러 사업자 신고 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암호화폐 거래소 업계에 건전한 경쟁체제가 안착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빗썸과 코인원은 8일 NH농협은행으로부터 위험평가 심사를 마치고 실명계좌 계약 체결과 확인서 발급을 마쳤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계좌를 사용하고 있는 코빗도 빠르면 금주 내로 재계약 및 확인서 발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쟁점이었던 트래블 룰과 관련해서는 거래소와 은행이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자금세탁위험을 막을 수 있는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르면 원화 입출금을 지원하는 가상자산 거래소는 오는 24일까지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과 실명 확인 입출금 계정 요건 등을 갖춰 사업자 신고를 마쳐야 한다.

이에 따라 빗썸과 코인원, 코빗 등 3대 거래소의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3개 거래소들은 그 동안 실명계좌 확인서 발급에 발이 묶이며 사업자 신고에 도통 나서질 못했다. 실제 3대 거래소 모두 사업자 신고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서둘러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빗썸 관계자는 “실명계좌 계약과 확인서 발급을 완료하며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신고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며 “이후 신고 접수는 규정과 절차에 맞추어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빗썸은 NH농협은행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가상자산 거래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 하겠다”고 덧붙였다.

코인원 관계자도 “실명계좌 확인서 발급을 마친 만큼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사업자 신고를 접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실명계좌 확인서 발급이 의미가 남다른 것은 암호화폐 거래소의 경쟁체제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4대 거래소가 상호간 견제를 통해 시장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실제 그 동안 업계에서는 업비트만 가상자산 사업자 등록을 마친 것을 두고 독점 체제가 공고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이미 90% 이상 점유율을 가져간 업비트만 시장에 남을 경우 수수료 인상 등의 부작용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인 거래소의 경우 독과점 시장이 형성될 경우 수수료 인상과 이용자 보호 미비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는 업체를 견제할 수 있는 대안적 존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영업을 지속하지 못할 경우 신고서 제출 마감일 최소 7일 전까지 영업 종료 사실을 사전 안내하고 오는 24일부터는 즉시 영업을 종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