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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원장님 원한 날짜 아니다" 조성은 발언 일파만파


입력 2021.09.13 11:52 수정 2021.09.13 11:52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커지는 국정원의 공모 의혹…국민의힘 총력 대응

조성은 해명 시도했지만 불충분해 파장 커져

국민의힘 차원 박지원 경질 시도할 듯

박지원국가정보원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개인과 단체에 대한 국정원의 사찰 종식을 선언및 과거 불법 사찰에 대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 24일 국회를 통과한 국가정보기관 불법 사찰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촉구 결의안에 따른 것이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해 제기된 '고발 사주' 의혹의 제보자인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박지원 국가정보원과 협의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13일 국민의힘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의 공모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히라고 추궁하며, 박지원 국정원장의 경질을 요구했다.


앞서 조씨는 전날 SBS 뉴스에 출연해 고발 사주 의혹을 보도한 뉴스버스의 보도 날짜에 대해 "9월 2일이라는 날짜는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던 거나, 제가 배려받아서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다"며 "이진동 기자(뉴스버스 편집인)가 '치자'고 결정했던 날짜이고, 그래서 제가 사고라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21일 조씨가 뉴스버스 측에 의혹을 제보하고, 9월 2일 뉴스버스가 기사화를 하기 전인 8월 11일 박지원 국정원장과 식사를 한 사실이 알려지며 '국정원 대선 개입' 논란이 일자 이를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조씨는 이에 대해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말 실수도 아니고, 그냥 너무 황당한 주장이다라는 것에 대한 답변이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후 진행자가 "황당한 주장에 대한 답변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또렷하게 말을 했다"고 지적하자 "보도 시점에 대해 왜 하필 이때냐라고 하면 저는 9월 2일을 제가 정한 것도 아니고 만약에 이진동 기자가 10월 달에 정했으면... 제가 사실 뭐 보도 날짜에 대해서는 제가 어떻게 의견을 제출할 어떤 기회도 배려받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은 이런 의혹 자체가 굉장히 바보 같다라는 생각을 한다"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준석·정보위 위원들 "박지원 해명 불충분할 경우 사퇴나 경질 요구할 것"

국민의힘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지원 원장을 직접 겨냥했다.


그는 "국민은 정보기관의 수장이 뉴스 정치면에 등장하는 이 상황을 굉장히 불안하게 생각한다. 정보기관이 정치에 개입하는 건 우리 국민이 가장 경계하는 지점"이라며 "해명이 불충분할 경우 야당은 대통령 선거라는 중차대한 일정을 앞두고 국정원장의 사퇴나 경질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또 조씨가 한 "우리 원장님이나 제가 원한 날짜가 아니다"는 발언에 대해선 "여기서 우리 원장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국가정보원장이 맞나"라며 "왜 이런 사안의 보도에 있어서 '국정원장이 원하는 날짜' 이야기 나오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박 원장의 해임과 국회 정보위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태경·김기현·조태용·신원식 의원은 이날 공동 성명서에서 "최근 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를 겨냥한 각종 의혹을 폭로한 조모(조성은) 씨와 박지원 원장이 폭로 전후에도 연락과 만남을 취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박 원장이 이사건에 깊숙이 개입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개탄했다.


이어 "박 원장이 있는 한 국민들은 내년 대선이 공정하게 치러질 것이라고 믿지 않을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박 원장을 즉각 사임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박 원장은 당장 국민들에게 조 씨를 왜 만났는지,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며 "박 원장의 정치 공작을 통한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진상 조사를 위해 즉각 국회 정보위를 소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국정원의 정치 공작 의혹이라니…민주당이라면 가능"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도 '고발 사주' 의혹의 당사자였던 윤 전 총장에 힘을 실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정치공작 '막장 드라마의 감독'이 국정원장이었나"라며 "'수상한 만남'에 대한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조성은씨가 박지원 국정원장과 상의했다고 '사실상 토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가정보기관인 국정원이 정치공작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그냥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며 "'관권 선거'를 넘어 '정치 공작' 의혹이라니, 김대업 사건, 드루킹 사건 등을 비추어 볼 때 민주당이라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원 전 지사는 "공수처는 최근 김웅 의원실 압수수색처럼 빛과 같은 속도로 박지원 국정원장과 관련자 모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수사로 정치 공작 의혹에 대한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캠프 측도 논평을 통해 "'고발 사주 의혹'의 배후에 박지원 국정원장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명백한 정치공작"이라며 "국정원법 제21조 위반이다. 깨끗한 척하던 국정원이 문재인 정권을 위해 음습한 정치공작을 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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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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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도사 2021.09.13  10:55
    국힘당! 야당의 야성은 어디다 팔아먹고 눈치나 보냐? 정신차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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