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고발 사주' 증거 주장 자료들
윤석열 측 "박지원에 보여줬나"
조성은 "방어용…朴 관련 없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여권 인사 고발 사주' 의혹을 언론 매체에 제보한 조성은 씨가 제보 시점을 전후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회동을 가져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조 씨가 회동 전날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의 텔레그램 대화방 내용 등 110여 건의 자료를 다운로드 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조 씨는 박 원장과의 회동 전날인 지난달 10일 오후 10시 무렵 '손준성 보냄'이라는 자동 생성 문구가 달린 이미지 파일을 김웅 의원과의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전부 다운로드 받았다. 해당 파일들은 조 씨가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증거라 주장하고 있는 자료들이다.
이외에도 조 씨는 김 의원과 자신이 나눴던 텔레그램 대화를 캡쳐하기도 했다. 앞서 조 씨는 지난해 4얼 3일과 8일에 김웅 의원으로부터 텔레그램을 통해 여권 인사 고발장과 관련 자료를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조 씨는 또 박 원장과의 회동 다음 날인 12일에도 김 의원과의 텔레그램 대화를 추가로 캡쳐했다. 해당 캡쳐 내용에는 김 의원이 조 씨에게 보냈다는 '제보자X' 실명 판결문 내용과 전송 시점 등이 포함됐다고 한다.
조 씨로부터 제보를 받아 해당 의혹을 보도한 언론 매체가 조 씨와 박 원장의 회동 이후 고발장 파일 등을 전달 받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조 씨가 박 원장을 만나 자문을 받은 후 해당 자료를 제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캠프 이상일 공보실장은 이날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조 씨가 매체와 접촉을 시작한 날이 7월 21일인데 그 때 기자에게 단 하나의 캡처만 보내줬다"며 "그 다음 김웅 의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다운로드받아 다음 날 박지원 원장을 만났다. 더불어민주당도 윤 전 총장이 고발 사주를 지시했다고 상상하고 단정하는데, 우리도 상상하고 다정하면 조 씨가 그 자료를 박 원장에게 보여줬을 수 있는 것 아닌가"라 언급했다.
한편 조 씨는 해당 의혹에 대해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보도 이후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사전에 확보해 둔 방어용 증거"라며 "박지원 원장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 해명했다.
조 씨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조 씨와 박 원장을 향한 야권의 공세는 계속됐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보기관장이 이 폭로 과정에 개입한 것은 국정원법 위반"이라며 "해명이 미온적이다. 국정원의 존립 자체를 흔드는 부분"이라 지적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또한 "국정원장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특정 정치인에 대해 반대의사를 유포하는 행위 자체가 정치관여죄"라며 "조 씨가 박 원장을 만나기 전날 110개 가량의 파일을 다운로드 받고 박 원장을 만났고, 이후에 자료가 언론 매체로 넘어갔다. 그럼 이게 무엇이겠느냐, 언론 매체에 파일을 제공해서 보도하게 만든 데는 박 원장의 역할이 가장 크다는 것"이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