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PK 공약 발표 위해 경남도의회 찾아
지지자 환호·반대파 욕설 뒤섞이며 아수라장 방불
분노의 7분 '생목소리 연설'·20분 대장동 의혹 반박 뒤
"노무현·문재인·김경수 추진 국토균형발전 완결" 약속
"이재명이 대통령돼야 나라를 싹 바꾼다!" "이재명 양아치!" "화천대유 누구 거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4일 부산·울산·경남(PK) 공약 발표를 위해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의회를 찾자 현장은 지지자와 반대파의 환호·욕설 등이 뒤섞이면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이 지사가 이날 오후 1시 30분께 경남도의회 입구에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를 쏟아내며 "이재명"을 연호했다. PK 방문이 잦지 않은 이 지사의 모습과 움직임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휴대폰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대는 지지자들도 많았다. 이 지사는 지지자들과 주먹을 맞대며 '함박 미소'로 화답했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도의원들과 반대파들은 "화천대유 누구 겁니까"라고 적힌 피켓을 흔들어대며 이 지사가 도의회에 입장하는 것을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지지자와 반대파 사이에선 고성과 욕설이 오가며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일부 반대파들이 이 지사를 향해 "양아치" "패륜아" 등의 욕설을 퍼붓고, 민주당 타후보 지지자로 추정되는 몇몇이 "윤석열의 후예"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이 지사는 발걸음을 멈추고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생목소리 현장 즉석연설'을 시작했다. 이재명 캠프 총괄특보단장인 안민석 의원(5선·경기 오산시)과 PK 조직 총괄선대위원장인 전재수 의원(재선·부산 북강서갑)은 이 지사의 양옆을 지키며 힘을 실었다.
이 지사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성남시 대장동) 공영개발 포기시킬 때 뇌물 받아먹은 게 누구냐"고 외치자, 지지자들은 "국민의힘"이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이 지사는 "국민의힘은 사라져야 될 적폐세력"이라며 "지금까지 기득권과 싸워서 이겨온 이재명이 적반하장·후안무치 '국민의짐'을 반드시 깨트려 정의로운 나라, 부동산 투기 없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7분가량 '분노의 연설'을 마친 이 지사는 "이재명 파이팅" 소리에 휩싸인 채 도의회 대회의실로 들어갔다.
이 지사는 PK 지역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위해 대회의실로 들어와서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생수 한 병을 순식간에 비운 뒤 20분가량 '대장동 의혹'에 대한 반박을 이어갔다.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 사업은 국민의힘이 지역 투기 세력과 결탁해 부정부패를 저지른 대표적인 적폐사업"이라며 "그나마 제가 성남시장으로 있었기에 망정이지 내가 없었다면 100% 그 사람들이 다 해먹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와 최초 협상 때 성남시가 4500억 원의 수익만 보장받기로 했다가 나중에 920억 원을 추가로 부담시킨 사실을 언급하며 "화천대유가 내 것이었으면 내 것을 빼앗는 일을 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촛불을 들어서라도 적폐세력인 국민의힘을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 이 지사는 또 부산의 대표적 민간 개발사업인 해운대 엘시티(LCT) 사업을 대장동 개발사업과 비교하면서 LCT사업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본격적으로 PK 공약 발표를 시작한 이 지사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께서 추진하던 국토균형발전과 동남권 메가시티를 이어서 완결하겠다"며 △부울경 메가시티 1시간대 생활권 실현 △부산북항 적기 개발 및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수소경제벨트 구축 △해상풍력 육성 △유라시아 물류 허브 조성 △조선산업 혁신기술 개발 및 전문 인력 양성 지원 △항공우주산업 클러스터 육성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 등 PK 8대 지역 공약을 제시했다. 경남과 부산은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생물학적·정치적 고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