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신경전 고조…"어느 홍준표가 진짜냐" "판검사 썩었다? 유승민 부친도 법관"


입력 2021.09.27 01:08 수정 2021.09.27 01:10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국민의힘 2차 경선 세번째 방송토론

다같이 이재명 협공 '훈훈함'은 잠깐

화천대유·박근혜 놓고 치열한 공방

서로 목소리 높여 사회자 나서기도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6일 채널A를 통해 생중계된 2차 예비경선 3차 방송토론에서 화천대유 관련 범죄정보 입수 여부를 놓고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오른소리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6일 채널A를 통해 생중계된 2차 예비경선 3차 방송토론에서 화천대유 관련 범죄정보 입수 여부를 놓고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오른소리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이 정국 초미의 쟁점인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초반에는 화기애애하게 함께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공격하는 듯 했던 이들은 곧 화천대유와 관련해 상대 후보가 연루된 점이 없는지 서로를 찌르고 들어갔다.


박근혜 전 대통령 적폐수사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내달 8일 2차 예비경선에서는 당원 표심이 종전 20%에서 30%로 상향되며 최종 본경선에서는 50%까지 올라간다. 이를 염두에 두고 후보들이 책임당원들 사이에서 표심을 뒤흔들 수 있는 요소인 박 전 대통령 문제를 꺼내드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2차 예비경선에 진출한 홍준표·안상수·최재형·유승민·하태경·원희룡·황교안·윤석열(자리 배치순) 후보는 26일 오후 채널A를 통해 생중계된 3차 방송토론에서 날카로운 공격과 반격을 주고받았다.


정국 최대 쟁점인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놓고 방송토론 초반에는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이 이재명 지사나 연루된 관계자들이 배임이나 사후뇌물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문답을 주고받으며 함께 공격을 펼치는 '훈훈한' 분위기가 잠시 연출되기도 했다.


  • 안상수 :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을 추진했다. 이재명 후보의 결재다. 주민들의 땅을 헐값에 빼앗고 민간에 이권을 줘서 3억5000만 원을 투자해 4000억 원을 벌게 했다. 배임이 아니냐.
  • 윤석열 : 현재 나온 것으로 아주 강한 심증이 가고 있다.
  • 안상수 :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 모가지가 떨어져나가는 재판에서 무죄 취지 판결을 권순일 대법관이 해내고 화천대유 고문으로 갔다. 이재명 지사가 권순일 대법관과 짜고 무죄로 만들어주면 화천대유를 통해 연간 2억 원 이상의 봉급을 주겠다는 내락이 있었다면 사후뇌물죄에 해당할 수 있는 것 아니냐.
  • 최재형 : 누가 봐도 모양이 이상하다. 사실관계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하지만 곧 분위기는 상호 공방으로 전환됐다. 홍준표 의원은 의혹의 중심에 있는 화천대유 자산관리 주식회사가 지난 2015년에 설립된 점을 들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재임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관련 범죄 첩보를 입수하지 못했느냐고 추궁했다. 윤 전 총장은 대검찰청 범죄정보과의 시스템이 이미 바뀌었다며, 1995년 검찰을 나온 홍준표 의원이 검사였을 때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맞받았다.


  • 홍준표 : 화천대유 사건이 이렇게 심하게 된지 오래됐는데, 검찰총장 때 첩보를 받지 않았느냐. 범정과를 통해서 전국의 범죄정보를 수집해서 보고받지 않느냐.
  • 윤석열 : 전혀 받지 못했다. 내가 총장을 할 때에는 시스템이 바뀌어서 범죄정보 활동 자체를 일선에서 인지할 때 (수사를) 허락해주는 것에 주력했다. 홍 후보가 검사할 때의 말씀인 것 같다.


홍준표 "총장 때 화천대유 첩보 못 받았냐"

윤석열 "그것은 홍준표 검사할 때의 얘기"

안상수 "남욱 무죄 판결해서 이런 일 생겨"

최재형 "죄가 없는데…1심서도 무죄 판결"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안상수 전 인천광역시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6일 채널A를 통해 생중계된 2차 예비경선 3차 방송토론에서 화천대유 관련자인 남욱 변호사의 과거 항소심 무죄 판결을 놓고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오른소리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안상수 전 인천광역시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6일 채널A를 통해 생중계된 2차 예비경선 3차 방송토론에서 화천대유 관련자인 남욱 변호사의 과거 항소심 무죄 판결을 놓고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오른소리

판사 출신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화천대유에 곽상도 의원과 박영수 전 특별검사, 강찬우 전 수원지검 검사장 등 검찰 출신들이 많이 연루됐다며, 검찰총장을 지낸 입장에서 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꼬집었다. 윤 전 총장은 화천대유의 사업이 떳떳하지 못했다는 방증 같다고 비껴갔다.


  • 최재형 : 화천대유 사건을 보면 박영수·곽상도·강찬우 등 검찰 출신 인사들이 많이 거론된다. 검찰총장을 지낸 입장에서 검찰 출신들이 많이 관여된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 윤석열 : 떳떳한 일이 아니라서 변호사를 재벌 사건 매머드급으로 꾸린 것 같다. 검찰 출신들을 많이 변호사 고문으로 했다는 이야기는 자기들 사업이 정당하지 못했다는 뜻 아니겠는가.


윤석열 전 총장에게 공격을 가한 최재형 전 원장 본인도 경쟁 후보로부터의 공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안상수 전 인천광역시장은 화천대유의 자회사인 천화동인 4호의 이사 남욱 변호사가 지난 2010년 재판을 받을 때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한 당사자가 최 전 원장이라고 공박했다. 최 전 원장은 원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했던 사건이라고 해명했다.


  • 안상수 : 남욱 변호사 기억 나나. 이재명 지사가 특혜를 준 사람인데 미국으로 도망갔다. 과거 LH가 공공사업으로 하던 것을 민간으로 돌리라고 로비를 하다가 변호사법 위반으로 고소됐는데 2심에서 최재형 판사가 무죄 판결을 했다. 그 때 이 사기꾼 같은 사람을 재판에서 법으로 다스렸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 아니냐.
  • 최재형 : 남욱 사건은 2009~2010년 때의 일이라 화천대유와는 관련이 없다. 재판을 해서 10~20년을 때렸다면 연루가 되지 않았겠지만, 죄가 없는데 그럴 수는 없지 않느냐. 1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내린 것을 나는 그대로 한 것이다.


유승민 "박근혜 45년 구형 잘한 일이냐"

윤석열 "구형은 양형기준표대로 했다"

유승민 "허접한 여자 崔에 한 말? 거짓말"

홍준표 "가만 있으라…탄핵은 반대 일관"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6일 채널A를 통해 생중계된 2차 예비경선 3차 방송토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45년 구형의 정당성과 사면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오른소리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6일 채널A를 통해 생중계된 2차 예비경선 3차 방송토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45년 구형의 정당성과 사면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오른소리

이날 방송토론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적폐수사를 둘러싸고서도 후보 간의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됐다. 2차 예비경선과 본경선을 향해 갈수록 책임당원 비율이 상향 조정되는 관계로 박 전 대통령 문제는 계속해서 논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관해서는 과거퇴행적인 쟁점이 부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석열 전 총장을 향해 박근혜 전 대통령 구형과 사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윤 전 총장은 45년 구형은 양형기준표에 따라 기계적으로 한 일이라며, 사면에 대해서는 사견을 전제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유승민 : 윤석열 후보가 검찰에 있을 때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 직권남용 30년, 국고손실 12년, 선거법 위반 3년 등 45년을 구형했다. 잘한 일,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나.
  • 윤석열 : 잘하고 잘못한 게 아니라 양형기준표대로 했다. 잘 모르는 모양인데 구형은 양형기준표에 따라서 기계적으로 나온다.
  • 유승민 :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은 어떻게 생각하나.
  • 윤석열 : 국민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 고생했으면 댁에 돌아가도록 해야 하지 않겠나.
  • 유승민 : 45년 구형하더니 지금은 집에 가야 한다고 말한다.
  • 윤석열 : 그것은 재판에서 그렇게 한 것이고, 사면은 정치적인 것 아니냐.


유승민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 사이에서의 '배신자 프레임'을 둘러싼 공방도 계속됐다. 두 후보는 지난 23일 2차 방송토론 말미에 이 문제를 가지고 논쟁을 벌였는데, 이날 3차 토론에서 연장전을 이어간 셈이다.


유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홍 의원의 평가가 계속해서 바뀐다고 주장했고, 홍 의원은 그런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 과정에서 홍 의원의 답을 듣던 유 전 의원이 "그것은 거짓말"이라고 소리 치자, 홍 의원도 발끈해서 "가만히 있어보라"고 버럭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 유승민 : 홍준표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 '춘향인 줄 알았는데 향단이더라. 허접하고 단순한 여자였다. 탄핵 당해도 싸다'고 하고서는 몇 년 지나서 구미 생가에 가서는 '탄핵이 잘못됐다'고 발언했다. 어느 홍준표가 진짜 홍준표냐.
  • 홍준표 : 춘향인 줄 알았는데 향단이라고 한 것은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허접하고 단순했다는 것은 최순실(최서원)더러 한 말이다.
  • 유승민 : 그것은 거짓말이다.
  • 홍준표 : 거짓말이라고 하면 안되지 않느냐. 가만히 있어보라. 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는 5년 전이나 지금이나 일관해서 반대했던 사람이다.


'판검사 썩었다'에 찬스까지 쓰며 설전 벌여

안상수 "범죄자가 朴 45년 구형한 것이냐"

유승민 "판검사들 더럽게 썩어…청소해야"

윤석열 "유승민도 부친이 법관 출신인데"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안상수 전 인천광역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6일 채널A를 통해 생중계된 2차 예비경선 3차 방송토론 막바지에 화천대유에 관련된 전직 판검사들에 대한 평가를 놓고 서로 목소리를 높여 발언하면서 사회자가 제지에 나서고 있다. ⓒ오른소리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안상수 전 인천광역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6일 채널A를 통해 생중계된 2차 예비경선 3차 방송토론 막바지에 화천대유에 관련된 전직 판검사들에 대한 평가를 놓고 서로 목소리를 높여 발언하면서 사회자가 제지에 나서고 있다. ⓒ오른소리

이날 토론 막바지로 향해가면서는 화천대유와 박 전 대통령 두 쟁점이 융합되는 모습도 보였다. 안상수 전 시장은 박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박영수 전 특검이 화천대유 고문이었다는 점을 들어,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유승민 전 의원에게 물었고 유 전 의원은 박 전 특검을 비판함과 동시에 윤 전 총장에게로 화살을 돌렸다.


그러자 윤석열 전 총장은 아껴뒀던 '30초 찬스'까지 사용해가면서 공방에 끼어들었다. 윤 전 총장은 모든 법조인을 비리 연루자로 매도하지 말라며 법조인 집안 출신인 유 전 의원을 비판했다. 이에 유 전 의원과 안 전 시장도 반박하면서 세 후보가 모두 목소리를 높이고 흥분해서 테이블을 탁탁 내리치는 등 신경전은 정점에 달했다.


  • 안상수 : 박영수가 화천대유 고문으로 연간 2억 원을 받았고 딸이 현재 근무 중이란다. 시궁창에서 밥풀 줏어먹는 쥐새끼 같은 사람인데,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45년을 구형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범죄자가 우리 대통령을 구속수사하고 45년을 구형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 유승민 : 이번에 박영수 특검이 화천대유 게이트에 연루된 것을 보니까 이 자리의 판검사 출신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우리나라 판검사들이 이렇게 더럽게 썩었느냐. 청소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박근혜 전 대통령 45년 구형은 그것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분이 윤석열 후보 아닌가.
  • 윤석열 : (30초 찬스 사용) 이 자리가 선거를 위한 공방인 것은 좋다. 화천대유에 대해서 말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판검사를 지칭해서 말하면 묵묵히 자기희생해가면서 법과 원칙을 지켜나가는 사람에 대해서 할 말이 아니다. 유승민 후보도 부친과 형이 법관 출신 아니냐.
  • 유승민 : 화천대유 사건에 연루된 사람을 이야기하는데 뭘 그러느냐.
  • 안상수 : 관련된 사람을 지칭한 것이다. 그리고 판검사들도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야 한다. 판검사해서 평생 갑질하고 살다가 사기꾼들에게 가서 월급이나 타서 사느냐. 자영업자들은 길바닥에 나앉고 있는데 권력 갖고 살던 사람들이 그래서 되느냐.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