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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비리 설계자=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등식


입력 2021.09.29 08:05 수정 2021.09.29 07:59        데스크 (desk@dailian.co.kr)

대장동 설계 인정 이재명, 후보 확정 후가 더 문제

유동규 숨고 특검 회피로 대선 마라톤 완주 불가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8일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선 후보 TV토론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사실 이 설계는 제가 한 겁니다.”


이재명은 가만히 놔둬도 제 풀에 모든 비밀을 털어놓는 사람이다. 형수 쌍욕도 그랬고, 김부선 스캔들도 그랬다. 손윗사람이 녹음하는 걸 알면서도 경천동지할 시정잡배의 언사를 내뱉었으며 유명 여배우와 ‘무상연애’를 하고 그녀에게 한을 품게 해놓고도 그 한풀이를 막지 않았다.


그는 보름여 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문제의 실토를 얼떨결에 하고 말았다.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화천대유 일당이 적게는 7000억원, 많게는(앞으로 더 생길 예상 수익 포함) 1조원을 먹든 말든 자기는 5000여억원을 성남시 몫으로 챙겼다는, 공익 환수 치적을 내세우기 위해 그 말이 자신을 잡을 덫이 될 줄 모르고 고백한 것이다.


“2010년 6월 성남시장으로 당선된 후 대장동 개발사업을 ‘성남시 공영 개발’로 바꿨다. 공영 개발 포기 로비를 하던 민간 사업자들은 닭 쫓던 개가 됐지만, 성남 시민들은 수천억대 이익을 확보할 기회가 됐다.”


성남 대장동은 분당권에 있는, 개발 이익이 100% 보장된 땅이다. 이런 논밭에 아파트를 지으려면 설령 민간 개발을 허용하더라도 공원, 도로, 공공시설 등 인프라 확보는 물론이고 그 이상의 ‘공익 환수’를 강제하는 계약을 시가 맺었어야 마땅하다. 이재명이 주장하는 5000억대 환수는 그 최소한에 불과하다. 당연히 거둬들여야 할 걸 받아놓고 대단한 일이라도 한 것 마냥 큰소리 치고 있는 것이다.


“이 분(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유동규)은 지금 캠프에 없다. 작년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하다가 몸이 안 좋다고 작년에 퇴직했다. 사실 이 설계는 내가 한 거다. 유동규 사장이 실무자로 당시 도시주택공사 담당 임원이었다. ‘이렇게 설계해라’ 나중에 혹시 또 먹튀할 수 있으니까 ‘먹튀 못하게 이렇게 해라’ ‘제소전 화해도 해 놔라’… (라고 시켰다.)”


유동규가 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캠프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왔는지는 아직 모른다. 그가 대장동 개발 사업 추진 당시 성남시장의 오른팔이었고, 그 후로도 최측근으로 이재명을 돕고, 자신은 또 그의 보은을 입은(경기관광공사 사장 발탁) 관계로 미루어 캠프 안팎에서의 역할이 없기보다는 있는 쪽에 무게가 당연히 실린다.


문제는 유동규가 몸을 숨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재명 캠프 인사로 활동 중이지도 않고, ‘오직 성남시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그 개발 계획을 짠 사람이라면 시민과 언론 앞에 당당히 나와 해명을 해야 할 것 아닌가?


대신 그는 <미디어 오늘> 인터뷰에는 응했다. 대장동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말하려고 언론사들 근황을 주로 다루는, 진보좌파 성향의 이 언론노조 매체를 택한 방식이긴 했다.


“언론사들 보도 행태에 대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사람들이 날 만나는 걸 꺼리기 시작한다. 잠적한 게 아니고 사람들이 잠적시키고 있다. 결국 언론 보도가 잠적시킨 셈이다. 나의 삶을 언론이 어떻게 책임지려 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유동규는 자기에게 우호적인 이 매체에 대장동 관련 해명도 자세히 했다. 다른 정통 언론의 접근은 차단하면서.


“본질은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대형 금융사가 왜 화천대유와 같이 입찰에 참여하게 됐는가 하는 부분이다. 왜 금융사가 화천대유하고 그런 협약을 맺고 입찰에 참여했는지 보면 될 것이다. 수익 관련된 부분은 우리가 알 수 없다. 금융기관과 화천대유 간 역학 관계는 금융사에 물어보면 되는 간단한 일이다. 그걸 성남시에 물으면 해답이 없는 것이다.”


유동규는 이런 설명과 주장을 모든 언론사 기자들이 모일 수 있는 경기도청이나 서울 민주당 당사, 국회, 또는 제3의 장소를 빌려 회견을 해야만 한다. 일방적으로 자기 말만 하지 않고 기자들의 질문에도 사실 그대로 답해야 한다. 유동규가 안하려고 한다면 이재명이 그를 끌고 와서라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장동 개발의 피해자는 비싼 땅값을 헐값에 ‘수용’당한 논밭 주인들뿐 아니라 사실상 전국민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의문을 품고 분노하고 있는 게 이 대장동 게이트 아닌가?.


유동규는 이재명의 말대로 그가 시키는 대로 설계자 역을 충실히 해낸 사람이므로 국민에 대한 의무를 다해야만 하는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그의 계좌 공개이다. 경찰이나 검찰, 특검(이뤄질 가능성은 많지 않지만)이 그 계좌를 열어볼 일은 조만간 없고, 어쩌면 대선이 끝날 때까지 없을 수도 있다.


국민의힘 전 의원 곽상도 아들이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았다면 다른 핵심들도 비슷하거나 더 많은 액수의 돈벼락을 맞았을 것이라는 건 상식이다. 벌써 그런 보도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7000여억원을 번 화천대유 소유주 김만배의 것도 마찬가지고 유동규 통장에 얼마가 들어오고 그 돈이 또 어디로 흘러들어 갔는지 밝혀지지 않으면 이번 대선은 해보나 마나다.


민주당의 최종 대선 후보는 이재명으로 가고 있다. 초대형 비리 설계자=민주당 대통령 후보 등식이 성립되기 직전이다. 그러나 그가 특검을 피해 대선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다고 보는가? 여당 의석수로 용케 그것을 피한다손 치더라도 특검보다 더한 험로가 그의 대선 주행을 가로막게 될 것이다. 언론과 국민의 상식적 의문을 풀어주지 못하는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될 수는 없다.


이재명 앞에는 답이 분명한 선택지가 놓여 있다. 필사즉생(必死卽生), 필생즉사(必生卽死)!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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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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