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망' 시대 11만% 기적의 수익률
정치인·고위법관 대거 연루
사회 고위층의 집단 타락 의심된다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7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을 포기)와 같은 자조적인 말이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 근로소득으로는 도저히 어찌해 볼 방법이 없어 희망을 잃어버렸다고들 하는 시대에, 기적의 11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처가 있다면 어떨까.
누구든 도전하고 싶은 매력적인 투자처겠지만, 평범한 '우리'에게 기회는 없었다. 지금 정치권을 흔들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과 1000배가 넘는 수익을 거둔 화천대유자산관리의 이야기다.
화천대유와 그 관계사들인 천화동인 1~7호로 일반인들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거금을 챙긴 이들은 누구였을까.
국민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가장 먼저 나온 이름은 여권의 유력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이 설계는 제가 한 것"이라던 이 지사는 막대한 개발 이익을 챙긴 '화천대유'는 "토건세력과 결탁한 국민의힘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우연히도' 화천대유의 관계사 천화동인 1호 대표인 이한성 씨는 이화영 킨텍스 사장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화영 사장은 2018년 지방선거 때 이 지사 캠프의 선대본부장을 맡았고, 이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지낸 이 지사의 측근이자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도 꼽힌다.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한 대법원 무죄 판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알려진 권순일 전 대법관은 대법관 퇴임 후 최근까지 화천대유로부터 월 1500만 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곽상도 의원의 아들은 '우연히도' 회천대유에 취직했고, 그는 '열심히 일 한 대가'로 퇴직금 50억원을 받았다. 화천대유의 고문을 지낸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은 화천대유가 보유한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이 외에 김수남 전 검찰총장, 이경재 변호사, 강찬우 전 검사장 등 유력 법조인들이 화천대유의 고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우연이 겹치고 겹치고 겹치다보니, 대장동 게이트에 이름이 오르지 않은 고위직이 없다. 유력 대통령 후보에, 고위 대법관에, 국회의원에, 내로라하는 인사들은 죄다 화천대유에 한 발쯤은 걸치고 있는 모습이다.
이쯤되면 개인의 비리와 일탈이 아닌 개발을 둘러싼 토건 세력과 권력자들의 집단적인 타락의 경광등이 울린 것 아닌가. 여야를 막론하고 발본색원해야 한다. 특검을 두려워하는 자가 범인이라고들 한다. 지금 특검을 반대하는 자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