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 후 합산 시총 28조 예상
“주가부담 없어 분할 뒤 상승 기대”
“스퀘어 주가도 높은 시초가 전망”
SK텔레콤이 인적분할을 앞둔 가운데 기업가치 상승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의 통신산업에 가려져있던 자회사의 가치가 부각되면서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배당 매력과 함께 성장성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주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오후 2시 44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0.80%(2000원) 내린 30만9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KT는 1.42%(450원) 하락한 3만1300원, LG유플러스는 전 거래일과 같은 1만485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오전 KT가 전국적인 통신망 장애를 빚은 것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SK텔레콤은 최근 분할 이슈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통신 2사와는 차별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SK텔레콤을 1933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 종목 5위다. 같은 기간 개인이 LG유플러스를 452억원 순매수하고 KT를 652억원 순매수 한 것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SK텔레콤은 다음달 1일 존속회사 SK텔레콤과 신설 투자회사 SK스퀘어 두 회사로 인적분할될 예정이다. 분할 기일은 다음달 1일이다.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주식 매매거래정지 기간을 거친 뒤29일에 나뉜 두 기업을 변경·재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신설기업인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 비통신 주요성장사업을 중심으로 투자형 지주회사가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SK텔레콤의 인적분할 후 합산 기업가치가 28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이 16~17조원, SK스퀘어가 11~12조원으로 시총은 분할 전보다 높은 수준에서 거래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SK텔레콤의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들은 존속법인 주식을 그대로 보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ICT사업과 자회사 기업공개(IPO) 등의 성장성을 원하는 투자자들은 SK스퀘어의 주식을 매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수년간 SK텔레콤의 주가는 배당수익률 6%를 넘어설 경우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를 감안할 때 시총은 11조9000억원 수준에서 하방 경직성은 보장될 것”이라며 “재상장 당일 SK스퀘어의 주가는 높은 시초가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고, SK텔레콤 전체 합산 가치는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인적분할 후에도 배당금을 최소 기존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며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와 상호보완적인 사업에 투자하고 원스토어, ADT캡스 등 자회사 IPO를 차례로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반도체 분야의 밸류 체인 강화와 가려졌던 자회사 가치 반영으로 합산 시총은 현재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개인이 적극적인 순매수에 나섰지만 비교적 주가가 큰 폭 오르지 않은 것도 향후 상승에 따른 부담을 낮추고 있다. 지난 8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비중 축소에 따라 불거진 수급 불확실성도 해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SK텔레콤은 외인 비중이 너무 높다는 측면에서 MSCI 편입 비중이 조정돼 주가가 타격을 입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최근 1개월, 3개월 주가 수익률은 각각 3.7%, 0.8%에 불과해 분할 전 주가 수준에 부담이 없어, 분할 후 상승에 대한 기대를 가져봐도 될 것”이라며 “SK스퀘어의 경우 외국인 지분 한도 제한이 없어지면서 MSCI 내에서 비중 확대가 전망돼 내년 2월 중 의미 있는 규모의 외국인 매수 유입이 관측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