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 두산과 네 차례 PS 맞대결서 모두 패배
외국인 투수 2명 없는 두산 상대 패배라 더욱 큰 충격
몇 년 째 상대전적 밀리는 LG, 이번에도 설욕 실패
‘꾀돌이’ 류지현 감독도 ‘두산 포비아’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류 감독이 이끄는 LG는 지난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3전 2승제) 3차전에서 3-10으로 패했다.
이로써 1승 2패를 기록한 LG는 올 시즌 가을야구 무대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무엇보다 패한 상대가 함께 잠실구장을 홈으로 두고 있는 두산이라는 점이 뼈아프다.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90년대 트윈스 신바람 야구 주역이었던 류지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류 감독 체제로 시작한 LG는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넘어 우승까지 노리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LG가 목표로 내세웠던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두산을 넘어야 했다. LG는 2016시즌부터 두산에 6년 연속 상대전적서 열세를 보였다. 특히 2018년에는 1승 15패라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라이벌’이라 부르기가 민망할 정도였다.
하지만 LG는 올해 두산을 넘어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규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6승 3무 7패로 근소하게 밀렸지만 3위로 마치며 두산보다 높은 순위에 자리했다. 두산이 올 시즌을 앞두고 전력이 약해지면서 가까스로 4위에 안착한 반면, LG는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우승 경쟁을 펼칠 정도로 전력이 좋았다.
이에 준PO에서는 LG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두산은 워커 로켓과 아리엘 미란다가 부상으로 준PO에 나서지 못했다. 반면 LG는 외국인 원투 펀치 앤드류 수아레즈와 케이시 켈리가 건재했다.
여기에 두산은 키움과 2차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며 어느 정도 체력을 소진했고, LG는 휴식을 취하며 전력을 비축했다.
LG는 예상을 깨고 수아레즈가 나선 1차전을 패하며 플레이오프행 100% 확률을 빼앗겼지만 2차전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오히려 3차전에 쫓기는 팀은 두산이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가을야구에서도 두산전 트라우마는 계속됐다. LG는 올 시즌 전까지 2000년대 가을야구 세 차례 대결서 모두 패했는데 이번에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선수 시절 LG 신바람 야구를 이끌며 OB 베어스(현 두산)에 숱한 패배를 안겼던 류지현 감독도 2000년대 이후 쭉 이어져오고 있는 ‘두산 포비아’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