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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매물이 없어요"…수능 끝났지만 자취 감춘 전세


입력 2021.11.19 06:21 수정 2021.11.18 18:10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매물 품귀에 전셋값 高高, 도곡렉슬 호가 신고가 수억원 ↑

전셋값 급등에 눌러앉아…전문가 "학군수요 본격화 시 문제"

강남구 대치동 등 학군 부동산 시장이 수학능력시험 이후로 매물 품귀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경.ⓒ데일리안 황보준엽 기자

"수능 전후로 해서 전세 매물이 나오기 마련인데, 최근에는 임대차법 때문에 다 계약 갱신을 해버리니까, 매물이 안돌아요."


강남구 대치동 등 학군 부동산 시장이 수학능력시험 이후로 매물 품귀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보통 수능 전후로 세입자들이 떠나며 일종의 '물갈이'가 이뤄지지만, 전세난에 눌러앉는 수요가 늘면서 매물이 돌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전세 물량이 희귀해 지면서 가격도 부르는 게 값이 돼 버렸다. 업계에선 학군 수요가 본격적으로 몰리는 시기인 12월에는 주요 지역 전셋값의 추가 상승은 불가피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18일 찾은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특별히 수능 전후로 해서 매물이 나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대치동과 역삼동, 도곡동 등 이른바 '테남(테헤란로 남쪽)' 지역은 핵심 학군으로 꼽힌다. 특히 도곡동은 '사교육 1번지'인 대치동과도 가까워 학군 수요가 많이들 찾는 지역이다.


통상 이들 지역은 수능 전후로 기존의 학군 수요가 빠져나가면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지기 마련이지만, 급등한 전셋값에 세입자들이 이동을 꺼리면서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 탓에 호가도 수직 상승 중이다.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면적 59㎡B 타입의 전세는 최저가가가 14억원이다. 가장 최신 거래가 보다 4억원 더 높은 금액이다. 계약 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거래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최고가 거래보다 비싼 가격에 호가가 시작한다.


맞은편의 대치아이파크 전용 59㎡ 역시 가장 최근의 거래가 보다 수억원이 높은 14억5000만원이 최저가다. 30평대는전세 매물이 아예 없다.


대치동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내 전셋값이 크게 올라 세입자들이 눌러 앉아 버리니 매물 자체가 안돌고 있다"며 "지금은 학군 수요도 있고 해서 호가가 오르는 상황"이라고 했다.


사진은 중앙대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 앞 수능 시험장임을 알리는 현수막.ⓒ데일리안 황보준엽 기자

전셋집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반전세나 월세를 계약하는 수요자들도 심심찮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이른바 '학군 원정'을 오는 수요자들이 적당한 가격 선에서 매물을 구할 수 없자 선택지를 바꾼 것이다. 이날 만난 박 모 씨는 "지금 전세 시세대로 금액을 맞추기는 어렵고, 반전세로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반전세를 선호하는 이들도 늘었다고 한다. 집주인들은 세 부담이 높아지면서 임대료로 이를 메우고, 세입자들은 높아진 전셋값을 맞추기 힘드니 상대적으로 낮은 보증금을 요구하는 반전세를 찾는다는 얘기였다.


도곡동 C 공인 관계자는 "과거에는 전세를 찾는 수요자들이 70%였다면 이제는 반전세를 찾는 이들이 더 많다고 할 정도"라며 "대출이 막혀 높아진 전셋값을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구 대치동 공인중개업소 전경.ⓒ데일리안 황보준엽 기자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매물 품귀가 이어지면 학군수요가 본격 시작되는 시기 전세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임대차법으로 인해 전셋값이 급등한 만큼 세입자들이 이사가려고 하진 않을 듯 하다"며 "지금처럼 매물이 돌지 않는다면 본격적인 학군 수요가 시작되는 12월에 전세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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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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