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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 관계자도 아닌데..’ 김형실 감독이 고개 숙인 이유는?


입력 2021.12.02 00:01 수정 2021.12.02 08:41        인천 삼산체육관 =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흥국생명과 경기 앞두고 배구 팬에 사과

배구계 고참으로 IBK 사태에 대한 책임감

페퍼저축은행 김형실 감독. ⓒ KOVO

선수단 내부 불화에 이어 감독에 대한 항명 파동으로 실망감을 안긴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의 실망스런 행보에 V리그 최고령 감독도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23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도드람 2021-22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원정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가장 먼저 IBK기업은행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김 감독은 기자회견실로 들어와 착석하자마자 “배구계 고참으로서 요즘에 심려를 많이 끼쳐드려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은행과 경기가 열리는) 5일이 오기 전에 슬기롭고 현명하게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앞서 IBK기업은행을 제외한 여자 프로배구 6개 구단 감독들은 언론을 통해 김사니 감독 대행과 경기 전 악수를 거부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는 서남원 전 감독을 경질하고 무단으로 팀을 이탈했던 김사니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선임한 IBK기업은행의 처사에 항의의 뜻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심전심으로 김사니 대행과 악수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김형실 감독은 IBK기업은행과 아무 관계가 없음에도 배구인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며 팬들 앞에 다시 한 번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형실 감독은 “IBK기업은행 때문에 시청자들, 팬, 언론이 식상하셨을 텐데 우리가 재미있는 경기를 신나게 해서 분위기를 좀 반전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페퍼저축은행 김형실 감독이 경기 도중 이한비를 격려하고 있다. ⓒ KOVO

이어진 경기에서 김 감독은 재미있는 경기를 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비록 흥국생명에 세트스코어 1-3(24-26, 18-25, 25-23, 14-25)으로 패하며 팀도 6연패 수렁에 빠졌지만 1,3세트에는 접전을 펼치며 상대를 끈질기게 괴롭혔다.


특히 페퍼저축은행은 흥국생명에 3세트 초반 1-8까지 밀리며 허무하게 경기를 내주는 듯 보였지만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따라 붙은 결과 12-12로 동점을 만든 뒤 17-16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23-23 접전 상황에서 2연속 득점으로 기어코 3세트를 가져오며 경기를 재미있게 만들었다. 아쉽게 3세트 승리 기세를 4세트까지 이어나가지는 못했지만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공교롭게도 페퍼저축은행의 다음 상대는 올 시즌 유일하게 승리를 기록한 IBK기업은행이다. 김형실 감독의 바람대로 경기가 열리는 12월 5일 전까지 IBK기업은행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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