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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체 왜 잠적했나…서울 복귀 시점은 언제?


입력 2021.12.02 00:01 수정 2021.12.02 00:34        정도원, 여수(전남) =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사흘째 부산→순천→여수 '잠행 중'

본인 경력에도 흠집…잠적 이유는?

尹 주변 '파리떼'에 내적 갈등 느낀듯

윤석열과 담판 목적으로 잠행 돌입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후보 ⓒ데일리안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잠행이 길어지고 있다. 국민들의 이목은 왜 제1야당 대표가 대선을 눈앞에 두고 돌연 잠행에 돌입했는지, 언제쯤 잠행을 끝내고 일상으로 복귀할 것인지에 쏠려 있다.


이준석 대표는 2일로 잠행 3일차를 맞이했다. 지난달 30일 부산으로 내려가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회동한 뒤, 이튿날 사상구의 장제원 의원 지역사무소를 방문하고 사상시외버스터미널을 통해 전남 순천으로 이동했다. 순천에서는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천하람 변호사와 회동했으며, 이후 여수의 한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로 행적이 묘연한 상황이다.


이날은 대선 D-97이기도 하다. 정권교체라는 중차대한 목표가 걸린 대선을 목전에 두고 제1야당 대표가 돌연 잠행에 돌입했다. 일견 비난받아야 마땅한 무책임한 행보로 보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이 대표의 행보를 태업(怠業)이라 명명했다.


이 대표 본인도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렇다면 이 대표는 왜 이 시점에서 본인의 정치생명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잠행을 시작한 것일까. 과연 언제쯤 상경해서 통상적인 당무에 복귀할 생각일까.


당대표이자 상임선대위원장인 이준석 대표는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위해 국민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해야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만약 윤 후보 주변에 권력 근처로 가서는 안될 인사들이 있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다면 '윤석열 후보에게 한 표를 던져달라'고 외치기에는 양심적 혼란, 내적 갈등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총괄선거대책위원장 합류가 무산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앞서 '파리떼'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박근혜·문재인정권 창출에 역할을 하고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욕을 많이 먹었다"며 "이제 다시는 그런 (주변에 이상한 인사들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통령으로 만들어달라고 호소하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잠행도 '파리떼'들을 놔두고서는 국민을 상대로 윤 후보 지지를 호소하기 어렵다는 맥락에서 비롯된 행동으로 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윤석열 후보는 이준석 대표의 잠행에 대해 권성동 사무총장을 보내서 "만나보고 이유를 들어보라"고 지시했다. 또 "당무에 복귀하면 회의가 많고, 회의 전후로 얘기할 시간이 많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민감한 용건은 사람을 거쳐서 전달할 수 없는 문제다. 배석자들이 많은 자리에서 논의할 수도 없다. 사람을 한 명 거칠 때마다 반드시 말이 달라지고 오해를 낳기 때문이다.


왜 하필 대선을 앞둔 지금일까. 지난달 5일 윤석열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한동안은 김종인 전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준석 대표도 김 전 위원장이 오면 잡인(雜人)들의 선대위 접근을 엄금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종인 전 위원장의 합류는 불발됐다. 윤석열 후보는 전날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설득한다고 그분이 움직이실 것이면 진작에 움직이시지 않았겠느냐"고 종국적인 합류 무산에 무게를 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 대선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행동을 취하기는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결국 이 대표가 본인의 정치경력에 흠집이 나는 것을 감내하고 오는 6일 선대위 공식 출범 전에 윤 후보와 담판을 짓겠다는 의지로 잠행에 돌입한 것으로 관측된다.


장소와 회동 상대, 큰 의미는 없어보여
6일 선대위 출범 앞두고 신경전 차원
주말·휴일 무렵 담판 성사되더라도
대화 순조롭게 풀릴지는 또다른 문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데일리안

이렇게 보면 윤석열 후보를 만나서 담판을 짓기 전까지 이준석 대표의 상경은 없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이 대표가 잠행 중에 어디로 향하고 누구를 만나는지에는 큰 정치적 의미는 없어보인다. 명색 잠적인데 이 대표 본인이 SNS를 하며 옮겨다닐 수는 없다. 그렇다고 뉴스조차 나오지 않는 완전 잠적을 하면 압박이 되지 않는다. 정치권 인사들과 회동을 해야 회동 상대방이 알아서 언론에 대고 말을 하기 때문에 저절로 보도가 지속적으로 이뤄진다.


잠행 중이더라도 보도는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윤석열 후보로 하여금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게끔 할 수 있고 담판으로 끌어낼 수 있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전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윤 후보가 충청도에 가서 열심히 선거 캠페인을 하고 있는데 그런 (이 대표의 잠적과 같은) 일이 일어나서 캠페인이 묻히는 상황 아니냐"며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윤 후보가 같은날 충남 천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언론 기사가 어떤 식으로 배분되는지는 언론에서 할 문제"라며 "충청 2박 3일 일정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을 만나고 좋은 시간을 가져 나 스스로 상당히 만족스럽다"고 말한 것은 짐짓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자세다. 신경전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는 공식적으로 오는 6일에 출범한다. 잠행 사태의 데드라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때까지 윤 후보와 이 대표가 만나지도 않는다면 상임선대위원장 중 한 명이 없는 자리에서 선대위가 출범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그러면 이 대표는 사실상 상임선대위원장을 내려놓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이 대표가 대선 전열에서 이탈하는 셈이다.


이렇게까지 비합리적인 상황으로 치닫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6일 직전인 주말·휴일 무렵에는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만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윤 후보를 만나면 이 대표는 김종인 전 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 선임과 후보 주변의 '파리떼' 정리 문제를 의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가 이 대표의 말을 수용할까. 김종인 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가 무산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낙관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일단 '파리떼'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서로의 인식이 다를 것이다. '파리떼'들이 만약 실재한다면 그들이 이미 김종인 전 위원장과 이준석 대표에 관해 한껏 부정적인 인식을 윤 후보에게 심어놓았을테니 회동을 한들 얘기가 진정성 있게 풀리기가 쉽지 않다.


쉽게 풀릴 문제였다면 이 지경까지 올 것도 없이 진작 풀렸을 일이다. 현재로서는 대선을 앞둔 제1야당 대표의 초유의 잠행 사태가 어떻게 결론이 날지 낙관도 비관도 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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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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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성순
  • 반대순
  • 잘났어 2021.12.02  09:49
    집에서 그냥 엄마하고 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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