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두환 공과' 발언 후폭풍
"양심 있다면 똑같이 석고대죄 하라"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전두환 공과론’을 펼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 “희대의 내로남불”이라고 규정했다.
심 후보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는 불과 한 달 반 전에 ‘집단학살범도 집단학살 빼면 좋은 사람인가’라고 윤석열 후보가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고 한 발언을 맹비판한 적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심 후보는 이어 “(이 후보가) 전두환이 경제는 잘 했다고 재평가한 본인의 말이 문제가 되자, 입장을 바꿔 ‘진영논리에 빠져 사실을 부정하면 안 된다’고 한다”며 “희대의 내로남불에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라고 했다.
심 후보는 “이 후보가 재평가한 그 사실부터가 틀렸다”며 “전두환의 경제는 한 마디로 ‘노동자 고혈 경제’였다. 87년 ‘노동자 대투쟁’이 왜 일어났겠느냐. 전두환의 국가전복기 시절에 자행된 극악한 노동탄압에 노동자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 후보는 그러면서 “이 후보는 윤석열 후보가 전두환을 100% 부정하지 않고, 정치는 잘했다고 평가했을 때 ‘호남을 능멸했다, 석고대죄하라’고 분명히 말했다”며 “민주당의 모든 정치인들이 ‘참담하다’, ‘수준이 낮다’, ‘사과하라’ 맹폭했다. 긴말하지 않겠다. 양심이 있다면 똑같이 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매타버스(매주 타는 버스) 대구·경북 일정을 수행 중이던 이 후보는 지난 11일 “전두환도 공과가 공존한다”며 “전두환이 삼저호황(저금리·저유가·저달러)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인 게 맞다”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정치권 안팎으로 비판이 쏟아지자 이 후보는 12일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병폐가 흑백논리, 진영논리”라며 “있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 사회가 불합리함에 빠져들게 된다. 굳이 모든 게 100% 다 잘못됐다고 할 수 없는 한 부분들이 있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같은 논리대로라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발언도 문제 삼지 말았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후보는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그런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했는데, 이를 두고 이 후보를 포함해 민주당 인사들은 일제히 ‘전두환 찬양’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