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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의 인플레 경고...“내년에도 물가상승률 2% 넘는다”


입력 2021.12.19 06:00 수정 2021.12.17 16:19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파월 “인플레 지속”...3차례 인상 예고

이주열, 물가 우려에 ‘금리정상화’ 강조

소비자 물가 지수 등락률 그래프. 2022년은 한국은행의 전망치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국내외에서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인플레 파이터’로 본격 등판했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요 회복, 공급병목 현상, 기대인플레이션율 상승 등 복합적 요인이 물가를 더욱 끌어올릴 것이라는 위기감에서다. 예상보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면서 한은은 물가 안정화에 대한 의지를 거듭 내비치고 있다. 이에 따라 새해 추가 금리 인상도 현실화되고 있다.

◆‘인플레 비상’ 英·美, 긴축 시계 빨라졌다

인플레이션 우려는 전 세계를 휩쓸며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국 영란은행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주요국 중앙은행 중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영란은행은 기준금리를 기존 0.1%에서 0.25%로 올렸다. 2018년 8월 이후 3년 4개월만에 첫 금리 인상이다. 시장은 오미크론 확산세 속에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고물가 속에 이같은 예상이 빗나갔다. 전문가들은 내년 2월 영란은행이 또 한번의 추가 인상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를 기록, 지난 2011년 9월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노동력 부족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40년만에 최악인 인플레이션 사태에 새해 내년 기준금리 3차례 인상을 시사했다. 연준은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1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지속되며 인플레이션 수준을 높이고 있다”며 대응 차원에서 테이퍼링 속도를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연준은 이번 성명에서 인플레이션 상황 관련 ‘일시적’이란 표현을 삭제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그간의 기조와 달리 “9월부터 노동부족 및 공급망 문제 등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에서 더 크고 더 지속적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설명하고 있다. ⓒ 한국은행
◆ 이주열 “높은 오름세 지속, 경제성장에 걸림돌”

한국도 연간 소비자물가가 2012년 이후 9년만에 처음으로 물가 안정목표치인 2%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상황이 심상치가 않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했다. 지난해(0.5%)에 비해 상승폭이 확대된 것으로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연 2%를 웃돌고 있다. 월별로 살펴보면 올해 4월부터 2%대에 진입하더니 10월, 11월 물가상승률이 3% 이상을 넘기면서 급증했다.


물가 상승세 급증의 주된 요인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이다.농축산물가격도 기상여건 악화, 병해 등도 영향을 끼쳤다. 문제는 내년에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주열 총재는 16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올해 인플레이션을 견인한 공급측 요인의 영향은 다소 줄겠지만,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며 내년에도 2%대의 상승률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한은은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자 소비자 물가 전망치를 올해 1.8% 내년 1%대 중반에서 올해 2.3% 이상, 내년 2%대로 상향 조정했다. 한은은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과 기대 인플레이션을 잠재우기 위한 추가 금리 인상의 고삐를 더 강하게 조일 전망이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은 시차를 두고 물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며 “경기 흐름과 물가, 금융안정 상황을 봤을 때 정상화가 꾸준히 진행될 필요가 있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못박았다. 한은은 지난해 5월 사상 최저 수준인 0.5%로 떨어졌던 기준금리를 지난 8월과 11월 두차례 금리인상을 통해 1%까지 끌어올렸다.


시장은 한은의 내년 1월 기준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미 연준까지 내년 금리인상을 예고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한국의 금리가 1.75%까지도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많게는 3차례 추가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단 기준금리 인상은 이자 상환 부담을 가중시키고, 소비와 기업 투자가 위축될 부작용이 있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대출 금리가 1%p 오르면 가계의 이자 부담은 올 3분기 기준 12조8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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