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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역 '고난의 행군'…버티기 가능할까?


입력 2021.12.23 04:36 수정 2021.12.23 00:36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지난해 무역규모 98년보다 적어

대북제재 여파로 수출 직격탄

코로나 국경봉쇄로 수입 급감

"주요 수입 원자재 주목해야"

북한 어린이들 ⓒWFP

북한 경제가 장기화된 대북제재로 좀처럼 기지개를 펴지 못하던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여파까지 맞닥뜨려 내구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무역 규모가 '고난의 행군' 시기보다 쪼그라든 것으로 파악돼 올해 초 제8차 노동당대회에서 수립한 자력갱생·자급자족 노선이 지속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지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2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통일부 주관 전문가 간담회에서 "현재 북한 무역규모는 가장 악화됐던 1998년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무역 규모는 8억 6300만 달러(수출 8900만 달러·수입 7억 74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고난의 행군이 절정이던 1998년의 14억 4200만 달러(수출 5억 5900만 달러·수입 8억 8300만 달러)보다 낮은 수치다.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의 북한 수출입 규모 ⓒKOTRA/최지영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 여파로 대북제재가 대거 도입된 2017년 이후 수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가 창궐한 지난해부턴 국경을 봉쇄해 현재는 수입까지 급락한 상태다. 사실상 무역이 '마비'된 셈이다.


북한은 고육지책으로 재자원화(재활용) 등을 통한 국산화·자립경제 구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외부 자원 유입 없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긴 어려울 거란 지적이다.


최은주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이 아무리 국산화를 강조한다 해도 문헌을 살펴보면 국산화가 100% 실현된 공장은 많지 않아 보인다"며 "결국 수입 중단이 지속되면 현 상황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평양에 설치된 자력갱생 입간판 ⓒ주북한러시아대사관

다만 경제 분야 충격이 체제 위기 가능성으로 확대되는 '제2의 고난의 행군'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최지영 연구위원은 고난의 행군 당시 불거진 북한 경제 위기와 관련해 "중요한 요소는 주요 수입 원자재 감소"라며 "원유, 비료 공급이 90년대 초에 비해 굉장히 많이 감소했다. 원유 도입 감소가 제조업 전반 가동률 저하를 가져왔고, 비료 공급 감소가 자연재해와 중첩돼 농업 생산 감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북한 경제와 관련해선 수입 급감 영향으로 "전반적 원자재 공급이나 소비재·외화 수입이 줄고 있어 경제가 침체될 것"이라면서도 "원유는 (중국을 통해) 도입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산업 마비 측면의 경제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이어 "비료는 김정은 집권 이후 생산량이 늘었다"며 "올해 (국경봉쇄로 인한) 무역 중단 상황에서도 해상을 통해 (중국에서) 비료를 수입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북한 경제의 약한 고리로 평가되는 원유·비료 분야에서 중국이 사실상 뒷배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북한 경제가 단기간 내에 휘청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최지영 연구위원은 "북한이 불필요한 수입은 안 할 듯하다"며 "많은 양의 외화를 필요로 하지 않아 제재와 보건위기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최대한 버티는 방식으로 경제정책을 운용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뉴시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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