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그 근성 이제’ NC 손아섭, 롯데 아닌 우승 택했다


입력 2021.12.24 17:55 수정 2021.12.26 09:40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 라이벌 NC와 64억 FA 계약

"우승 반지 없는 게 콤플렉스" 손아섭 고심 끝에 NC행 선택

손아섭 ⓒ NC 다이노스

롯데 자이언츠의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이 ‘지역 라이벌’ NC 다이노스로 건너갔다.


NC 다이노스는 24일 “자유계약선수(FA) 손아섭과 4년간 계약금 26억원, 연봉 총액 30억원, 인센티브 8억원 등 총액 64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나성범·알테어와 결별한 NC는 FA 시장에서 박건우(전 두산 베어스)를 6년 100억원에 영입한 데 이어 손아섭을 데려왔다. 나성범이 빠졌지만 박건우-외국인 외야수를 영입한 상황에서 손아섭을 잡을 것이라는 예상은 많지 않았다.


지난 2018년 롯데와 4년 98억원에 계약한 손아섭은 두 번째 FA 계약에서 예상을 깨고 원소속팀 롯데가 아닌 지역 라이벌 NC와 계약했다.


첫 FA 자격을 얻었던 2017년 당시 손아섭은 리그 최상급 타자이자 롯데의 간판이었다. 손광민으로 2007년 데뷔한 손아섭은 개명 뒤 2010년부터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 역사상 두 번째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고, 수비와 주루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보여줬다. 국가대표 외야수 출신으로 골든글러브도 5차례 수상했다.


지금의 성적은 4년 전 FA 때에 미치지 못한다. 올해는 139경기 타율 0.319, 3홈런, 58타점, 88득점, 11도루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처럼 타격왕 경쟁을 벌이는 임팩트도 없고, 홈런도 크게 줄었다. 8년 만에 두 자릿수 홈런 달성에 실패한 손아섭의 장타율은 지난 시즌에 비해 1할 가까이 떨어져 4할에 미치지 못한다. 어깨도 많이 약해졌다.


하지만 NC는 손아섭의 녹슬지 않은 기량에 더해 근성을 높이 샀다. 임선남 NC 단장은 “타선의 출루와 콘택트 능력을 높이고자 하는 구단의 방향성에 비춰볼 때 손아섭의 영입이 좋은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손아섭이 상위타선에서 근성 있는 야구로 상대 투수를 괴롭힌 뒤 출루한다면 NC에 더 많은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기대다.


손아섭 ⓒ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에게 롯데가 아닌 NC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손아섭이 “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선택이었다”고 말했을 정도다. 손아섭은 롯데 팬들에게 보낼 손편지를 쓰고 있다.


부산에서 태어나 롯데 야구를 보며 야구 선수로의 꿈을 키웠고, 한국을 대표하는 정상급 야수로 커 15년 동안 롯데서만 뛴 손아섭은 결국 우승을 택했다. 손아섭은 최근 방송에서 “야구선수로서 거의 모든 것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승 반지가 없다는 것이 콤플렉스”라고 말한 바 있다.현실적으로 롯데가 당장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은 아니다.


NC와 계악을 마친 손아섭은 “FA가 됐을 때 팀을 결정하는 기준은 두 가지였다.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 우승을 하는데 손아섭을 필요로 하는 팀이었다. 매 시즌 우승에 도전하고자 하는 NC의 강력한 의지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NC는 과감한 투자를 앞세워 지난해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 위업을 달성했다.


지역 라이벌에 뒤진 롯데의 상처 입었던 자존심은 손아섭까지 빼앗기며 아예 찢어졌다. 시즌 중 많은 패배 속에도 손아섭의 근성 있는 야구에 환호했던 롯데팬들로서는 충격적인 크리스마스 이브가 아닐 수 없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