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각종 악재로 지지율 정체 현상
安, 아직 미미하지만…상승세 보여
"차이 좁혀질 수록 단일화 가능성↑"
"원활한 단일화 통해 시너지 노려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를 겪는 사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이 조금씩 올라오며 야권에 단일화 논의가 빨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후보의 지지율은 선대위 전반의 각종 논란과 본인의 실언,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논란, 장모의 실형 판결 등 이른바 '본부장 리스크'가 맞물리며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반면 여론조사마다 일정 부분 편차가 있지만 좀처럼 침체를 벗어나지 못 하던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조금씩 상승하는 추세가 감지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기관이 지난 20~22일 조사해 23일 발표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에 따르면 안 후보의 지지율은 2주 전보다 2%p 상승한 6%를 기록했다.
같은 조사에서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7%p 떨어지며 29%를 기록했다. 윤 후보와 여전히 격차가 크고 그로부터 이탈한 지지층이 온전히 안 후보에게로 갔다고 볼 수는 없지만, 같은 야권 후보가 큰 하락세를 보이는 와중 상승세를 탔다는 점에서 대비된다는 평가다.
지난 20~21일 실시됐던 한국갤럽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에서도 안 후보의 지지율이 7.5%를 기록하며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문가들은 안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올 수록 단일화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각종 리스크로 위기에 봉착한 윤 후보 입장에서는 '야권 단일화'라는 국민적 이목이 집중될 이벤트를 통해 반전을 꾀하려 할 것이고, 안 후보로서도 일정 수준의 지지율이 확보될 경우 여론전과 중도층 포섭을 통해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김봉수 성신여대 법학과 교수는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과 윤 후보 지지율 하락의 긍정적인 면은 차이가 좁혀질수록 단일화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라며 "안 후보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본인의 승리 가능성이 있어야 단일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 것이다. 안철수가 15%를 돌파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 분석했다.
하지만 야권이 단일화에 필요성에 공감대를 조기에 형성하더라도 원활한 논의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윤 후보 선대위를 진두지휘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안 후보 사이의 악연은 정치권의 공공연한 사실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선대위에 합류하며 안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에 대해 "안 후보 스스로 윤석열 후보가 단일화 후보가 될 수 있도록 해 주면 된다. 대선 포기는 본인의 결단에 달린 것"이라고 안 후보의 사퇴를 종용했다가 국민의당 측으로부터 "김칫국을 마시고 있다"는 반발을 산 바 있다.
안 후보 또한 지난 2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선되려고 나왔고, 정권교체 하려고 나왔다"며 "대구에서 제1야당으로는 정권교체가 점점 불가능한 쪽으로 가고 있다고 들었다. 제가 맨 앞 선두에 나서서 정권교체의 선봉이 될 것"이라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야권의 어느 후보도 다자대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안정적인 승리를 자신할 수 없는 만큼, 현재 구도가 이어질 수록 양 쪽 모두로부터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이라는 큰 판의 특성상 논의가 쉽게 진전되기는 힘들 것"이라면서도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윤 후보가 이 후보를 확실히 이긴다고 장담할 수 없을 경우 목소리가 거세질 것이다. 이러다 야권이 안 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그게 상당한 기폭제가 될 것"이라 바라봤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도 "여권으로 분류되는 민주당과 정의당이 최근 보이는 노선·가치의 차이와 비교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차이는 좁히기 불가능한 수준이 결코 아니다"라며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반드시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뤄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