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병원에서 임산부들이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익명으로 출산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구마모토시에 있는 지케이(慈恵)병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한 10대 여성이 병원 외에 행정기관을 포함한 누구에게도 신원을 알리지 않고 비밀리에 아이를 낳는 '내밀(內密) 출산'을 했다고 밝혔다.
이 병원은 2019년부터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 여성이 홀로 출산하다가 아이를 유기하는 등의 문제를 막기 위해 내밀 출산 제도를 독자적으로 도입해 운영해왔다.
익명으로 출산하고 싶은 여성은 병원의 신생아 상담실장에만 신원을 밝히면 된다. 여성이 출산을 하면 병원 측이 대리인 자격으로 신생아의 출생 신고를 하게 된다.
이번에 내밀 출산을 한 이 여성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 병원에 “출산을 부모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며 이메일로 상담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아기와 어머니 등이 힘든 경험을 하는 고립 출산을 막지 않으면 안 된다"며 내밀 출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일본에서 호적법상 출생 신고를 할 때 유기된 아기의 경우 부모가 누군지 알면 이름을 기재하도록 돼 있어 병원 측의 방식은 법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태어난 아이의 호적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일각에선 산모의 안전이 보증된다는 점에서 내밀 출산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