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40% 앞에 멈춘 이재명 상승세
국민의힘 자중지란, 안철수가 반사이익
야권 단일화 에너지 꿈틀...與도 긴장
박용진 "단일화 쓰나미, 위험한 상황"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이재명 후보 역시 긍정적인 흐름을 타고 있지만, 40%의 벽을 시원하게 뚫지 못하는 가운데 야권 단일화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등 ‘변수’가 커지는 상황이 부담스러워서다.
한국갤럽이 4~6일 전국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후보 4자 대결 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36%를 기록하며 오차범위 밖에서 1위를 차지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26%,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15%였다. 지난달 17일 같은 조사와 비교하면 이 후보의 지지율은 변화가 없었다. 반면 윤 후보는 9%p 하락했고, 안 후보는 10%p 상승했다.
이에 앞서 지난 3~5일 엠브레인퍼블릭 등이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 후보 지지율이 오히려 지난주 대비 3%p 하락하며 36%를 기록했다. 40% 지지율 고지에서 힘이 빠져버린 셈이다. 같은 기간 안 후보 지지율(12%)은 두 배 뛰어오르며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물론 일부 조사에서는 이 후보 지지율이 40%를 넘긴 결과도 나왔지만, 소수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윤 후보 하락만큼의 큰 상승 폭이 있거나 중도층을 끌어왔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윤 후보가 주춤한 사이 야권 지지층이 안 후보로 옮겨갔다는 시각이 다수다. 민주당 내에서도 현재의 구도가 이 후보의 상승보다는 윤 후보의 하락으로 인한 ‘데드크로스’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멈추지 않고 야권 후보 단일화 여론으로 분출될 경우다. 윤 후보나 안 후보 모두 현재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지만,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외면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내에서도 결국 두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남은 대선 기간 가장 위협적인 ‘변수’인 셈이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국민의힘 내부 자중지란과 지각 변동이 만든 에너지가 단일화 쓰나미가 돼서 우리에게 밀려올 수 있는 지극히 위험한 상황”이라며 “국민의힘 자중지란, 내부 분란과 관련한 뉴스 보도량과 SNS 언급량이 압도적이어서 이재명 후보의 비전과 공약도 묻히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배신자’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프레임으로 윤 후보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윤 후보에 대한 직접적 비판보다는 연대 혹은 단일화를 고려하고 있는 정치세력을 향해 던지는 메시지 성격이 강하다.
선대위 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는 강훈식 의원은 윤 후보가 김종인 전 위원장을 ‘팽했다’고 규정한 뒤 “연대를 하려거나 같이 흐름을 만들려는 세력들에게 굉장히 상징적 장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영선 전 장관은 “국민의힘 선대위의 공통분모는 배신의 아이콘”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과 엠브레인 여론조사의 보다 자세한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