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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취업자 수↑…양질 고용 실패 ‘경제허리’ 30·40대↓


입력 2022.01.12 11:06 수정 2022.01.12 11:06        박상인 기자 (si2020@dailian.co.kr)

통계청 ‘2021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

도소매·숙박·음식점 19만7000명↓

30·40대 취업자 14만2000명↓

정부 “취업자 수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

제10회 수원시 노인일자리 채용한마당을 찾은 어르신들이 취업상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했던 2020년에 대한 기저효과로 지난해 취업자가 늘어났다. 다만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 코로나19에 직접 타격을 받은 대면서비스업은 취업자가 급감했으며 60대 이상 취업자는 늘어난 반면 ‘경제허리’인 30·40대 취업자 수가 줄어 전반적인 고용상황이 악화됐다.


정부는 지난해 취업자 수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면서 고용상황이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개선됐다고 자평했다. 다만 피해업종·계층별로 회복 격차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 엄중히 인식하겠다고 말했다.

2021년 취업자 수 36만9000명↑...취약계층 고용상황 ‘악화’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727만3000명으로 전년대비 36만9000명 증가했다.


코로나19가 처음 닥친 2020년 취업자는 2690만4000명으로 전년대비 21만8000명 줄어 외환위기 때인 1998년(-127만6000명)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한 바 있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2021년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업자 감소가 컸던 2020년의 기저효과와 비대면·디지털 전환 등 산업구조 변화, 수출 호조 등으로 고용 회복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취업자는 지난해 대비 늘었으나 산업별·종사상 지위별 취업자 증감 상황을 살펴보면 사회적 취약계층의 고용상황은 회복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코로나19의 대표 타격 업종이었던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4만7000명 감소했다. 또 도소매업은 15만명 급감했고,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등도 2만9000명 감소했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와 임시근로자가 각각 36만6000명, 15만2000명 늘어난 반면 일용근로자는 9만6000명 줄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직원을 둔 사장님)는 6만5000명 줄어 2019년 이후 3년째 감소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1인사장)는 4만7000명 증가했다. 직원을 내보내고 나홀로 자영업자가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연령계층별로 살펴보면 60대 이상(33만명)에서 취업자가 가장 많이 늘었으나 ‘경제 허리’인 30대와 40대는 각각 10만7000명, 3만5000명 감소했다. 정부 재정을 활용해 공공일자리, 노인일자리를 늘렸으나 정작 사회의 중심의 30,40대는 일자리를 잃어버리면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연간 고용동향 ⓒ뉴시스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 77만3000명↑...60대 이상 실업자 7만7000명↑

지난해 12월 취업자수는 2729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77만3000명 증가했다. 지난해 3월부터 10개월 연속 지난해 동월 대비 증가세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11월(2779만5000명) 대비 취업자는 49만7000명 줄어들었다.


지난달 실업자는 97만9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5만6000명(-13.8%) 감소했다. 실업자는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으며, 실업률은 3.5%로 작년 동월 대비 0.6%p(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11월(2.6%)에 비해선 0.9%p 증가했고, 계절조정 실업률도 전월(3.1%) 대비 0.7%p 상승한 3.8%를 기록했다.


다만, 60세 이상의 실업자와 실업률은 연령 중 유일하게 증가했다. 60세 이상 실업자는 7만7000명(27.4%) 늘었고, 실업률은 6.4%로 1.1%p 증가했다.


이에 대해 공 국장은 “올해년도 노인 일자리 사업이 지난해 11월 말부터 공고를 시작했고, 채용 공고가 나게 되면 구직활동이 많아져 실업률이나 실업자가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에 방역이 강화돼 도·소매업의 취업자 감소세는 지속됐으나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오히려 늘어났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전년 같은 달보다 11만3000명(-3.3%) 감소한 반면, 숙박·음식점업은 6만6000명(3.3%) 증가했다.


공 국장은 “12월 코로나 확진자 수가 늘어나면서 방역이 강화됐지만, 코로나 악재는 이미 반영된 상태”라며 “음식·숙박업이 여전히 어려운 상태이긴 하지만 조금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 취업자 수 감소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30대 취업자 수는 1만1000명 줄었다. 전체 연령대 중 유일하다. 60세 이상에서는 29만명, 20대에선 24만명, 50대에서는 21만 4000명, 40대는 1만 3000명 늘었다.


한편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2018년 12월 이후 37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35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만3000명(4.1%) 늘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도 416만명으로 같은 기간 3만6000명(0.9%) 늘어나면서 34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정부 “취업자 수 코로나19 이전수준 회복…고용상황 양적·질적 모두 개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2021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주요내용으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주재, 고용시장상황을 점검하며 논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정부는 취업자 수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며 고용상황이 양적 질적 모두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에서 “전년동월대비 취업자 수가 9개월 연속 50만명 이상 증가하며 연간 36만9000명 늘었다”며 “코로나19 이전 고점 대비 100.2% 회복했다”고 말했다,


고용 회복을 주도한 것은 비대면·디지털 전환 관련 민간 서비스업을 꼽고 이에 더해 보건복지·공공행정 등이 민간 일자리 창출을 보완했다고 봤다. 또 고용이 양적으로 나아졌을 뿐더러 질적으로도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양질의 일자리인 상용직이 3개월 연속 60만명 이상 증가하고, 연간 임금근로자 대비 상용직 비중(71.7%)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며 “취업시간별로도 12월 주당 36시간 이상 취업자가 1~17시간을 크게 상회했다”고 언급했다.


숙박음식업,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에 대해서 홍 부총리는 “방역 위기 피해가 컸던 부문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일부 회복되는 조짐도 관찰된다”며 “12월 숙박음식업 취업자,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등이 전년 대비 증가로 전환했고 도소매업은 감소 폭이 축소했다”고 파악했다.


다만 그는 “연간으로 피해가 누적되며 이들 업종의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다”며 “지난해 취업자 수 감소는 숙박·음식업 4만7000명, 도소매 15만명,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 6만5000명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취업자 수가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피해업종과 계층별로 회복 격차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 인식하고, 강화한 거리두기가 이달에도 지속되는 만큼 고용시장 불확실성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덜어드리도록 정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이달 직접일자리 60만명 이상 조기 채용, 일자리 안정자금 등을 통해 코로나 일자리 취약 계층 집중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상인 기자 (si20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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