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위 흥국생명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8연패 탈출
눈물 보였던 산타나·김하경 활약 인상적..김호철 감독도 격려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이 취임 7경기 만에 여자배구 첫 승리의 감격을 맛봤다.
IBK기업은행은 15일 인천 계양체육관서 펼쳐진 ‘도드람 2021-22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흥국생명전에서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1-25, 28-26, 25-19, 22-25, 15-12) 승리를 따냈다.
공격득점(72-68)과 블로킹(17-7)에서 모두 앞섰다. 8연패 사슬을 끊은 IBK기업은행은 4승18패(승점11)를 기록했다. 여전히 여자배구 순위 6위 자리에 머물렀지만, 시즌 중 지휘봉을 잡은 김호철 감독의 훈련과 지도가 맺은 첫 결실이라 의미가 크다.
5위(승점5) 흥국생명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IBK기업은행의 패배를 예상하는 전문가가 많았다. 1세트를 내줬을 때만 해도 예상이 맞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IBK기업은행은 2세트 듀스에서 밀리지 않고 28-26으로 이겼다. 매번 고비에서 스스로 무너졌던 것과는 다른 그림이다. 5세트에서도 고비에서 표승주의 블로킹 득점과 오픈 공격이 이어지며 승기를 잡았고, 김희진의 공격으로 승리를 완성했다.
줄곧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산타나는 풀타임 소화하며 23점(공격성공률 43%)을, 표승주는 팀 내 최다인 28점(성공률 47%)을 찍었다. 매 경기 IBK기업은행의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김희진은 이번에도 20점 고지를 넘었다(22점).
해결사 역할을 못해 자책하며 눈물을 보였던 산타나도 이날은 왼쪽 강타 공격을 퍼붓는 묵직한 활약을 했다. 흥국생명 캣벨이 내뿜은 위력(39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김호철 감독도 경기 후 “(산타나가) 몸 상태가 완성 단계는 아니지만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며 미소를 머금었다.
김 감독은 승리 후 눈물을 쏟은 세터 김하경도 챙겼다. 김 감독은 “더 울고 느껴야 한다. 세터는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명세터 출신 김호철 감독의 집중 지도를 받아왔던 김하경은 묵묵히 훈련을 소화해냈고, 경기를 치를수록 토스의 질이 높아졌다. 하지만 조송화의 이탈로 올 시즌 주전 세터가 된 김하경이 짊어진 부담은 너무나 컸다. 긴 연패를 끊지 못해 누구보다 가슴을 쳤던 김하경이다.
여전히 갈 길은 멀지만 고된 훈련 속 깊은 고민과 연구가 결과로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IBK기업은행에는 희망이라는 것이 싹트기 시작했다. 최악의 시즌에서 낯선 희망을 맞이한 IBK기업은행은 오는 18일 17연패에 빠진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첫 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