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최근 발생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와 관련해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17일 정 회장은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에서 대국민 사과와 함께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 사고 현장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그룹 회장직은 유지하며 대주주로서의 역할은 다하겠단 입장이다. 정 회장은 회사의 신뢰회복을 최우선에 두고 향후 거취는 심사숙고해서 밝히겠다고 했다.
지난 11일 오후 3시47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에선 HDC현대산업개발이 건설 중인 39층 높이 화정현대아이파크 단지 외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해 6월 학동4구역 재개발구역 철거 과정에서 대규모 인명사고를 낸 데 이어 7개월 만에 또다시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이날 정 회장은 "지난해 6월 철거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이 숨지거나 다쳤고 또 11일 아이파크 시공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해 아파트 안전은 물론 회사에 대한 신뢰마저 땅에 떨어져 죄송하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연한 이야기지만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가 없으면 회사의 존립 가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수립해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자 가족들에 대한 피해 보상은 물론 입주예정자와 이해관계자에게도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단 방침이다. 다만 구체적인 대책은 사고 원인 규명 이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사고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관련) 대책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고 사고 원인을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다 밝힐 예정"이라며 "피해자 대책 관련해 아파트 철거가 필요하다는 말씀들을 해주셔서 화정지구 아파트에 대해선 외부 전문가, 당국 등과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 점검에 대해 문제가 있다면 수분양자에 대한 계약해지는 물론 아파트 완전 철거와 재시공 방안까지도 고려하겠다"며 "화정지구 아파트가 광주지역에서 가장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좋은 아파트로 만드는 것이 저희가 사죄하는 방안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정 회장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환골탈태해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겠다"며 "현재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법적 보증기간은 10년이지만 새로 입주하는 주택은 물론 현대산업개발이 지은 모든 건축물의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보증기간을 30년까지 대폭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광주에서 발생한) 두 건의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사고를 수습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 모든 지원을 약속드린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