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서 확진자 속출...일주일 새 수십명
SF9 휘영·찬희 방역 수칙 위반으로 적발
지난 25일부터 나흘째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연예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연예계에선 일주일 새 30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특히 확진자가 아이돌 그룹에 집중되면서 집단 감염의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1월 마지막 주에만 가요계에서 위너 이승훈, 트레저 요시·최현석·준규·마시호, 아이콘 구준회·김진환·송윤형·김동혁·정찬우, 위아이 김동한·유용하·강석화, 씨스타 출신 효린, 더보이즈 영훈·에릭·현재·주학년, 케플러 김채현·서영은, 아이즈원 출신 권은비, 위클리 이재희, 브레이브걸스 유나, 오마이걸 유빈, 비비지 엄지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돌 그룹 SF9 멤버 휘영과 찬희가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유흥을 즐기다 경찰에 적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중의 공분을 샀다. 두 사람은 지난 18일 새벽 1시까지 주점에서 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단속에 걸려 조사를 받게 됐다. 소속사는 아티스트 관리소홀에 대해 사과했고, 당사자들도 자필 편지로 용서를 구했다.
하지만 이들은 경찰의 적발 사실을 숨기고, 사흘 뒤인 21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 SF9 단독 콘서트 ‘2022 SF9 라이브 판타지 #3 임퍼펙트’ 무대에 오르는 등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팬들과 대중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 동방신기 유노윤호나 배우 최진혁, 젝스키스 은지원 등은 물론 다수의 연예인들이 방역 수칙을 어기면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유노윤호의 경우 지난해 2월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어기고 불법 유흥주점에서 자정까지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지다 적발됐다. 당시 유노윤호는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과태료 부과 처분을 받았고, 자숙을 이어오다 지난해 연말 공식적으로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진혁 역시 지난해 10월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여기고 불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술집을 방문했다 적발돼 자숙에 들어갔지만, KBS 드라마 스페셜 ‘사이렌’을 통해 대중에 얼굴을 비췄다.
이처럼 법적으로도 처벌이 가볍거나 흐지부지 되기 일쑤고, 논란이 된다 하더라도 짧은 자숙 끝에 복귀 수순을 밟는 사례들이 이어지면서 연예계에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안일한 인식이 생긴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연예인의 방역수칙 위반은 시민들에게도 큰 반감을 불러일으킨다. 앞서 적발된 사례들을 보면, 시민들의 신고를 통해 이뤄진 경우가 대다수다. 이들을 두고 방역수칙과 파파라치를 합쳐 만든 ‘방파라치’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연예인들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이들의 일탈을 감시하면서 평등하게 인정받길 원하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다. 몇몇 연예인들의 이기적인 특권 의식이 서로를 믿지 못하는 ‘감시사회’를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결국 신뢰와 공감은 계속해서 저하될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공적 인물들의 방역수칙 위반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역수칙 피로도가 높아진 일반인들의 방역수칙 거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민들도 방역 수칙에 대해 느슨한 인식을 갖게 되고 일탈이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는 말이다. 이럴 때일수록 영향력이 큰 연예인들이 경각심을 갖고 모범을 보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