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제외, 완성차 4사 모두 두 자릿수 감소
현대차 아산공장, 한국GM 부평‧창원공장 설비공사로 수급난 심화
반도체 수급난 여파가 연초까지 이어지며 완성차 업체들의 1월 판매실적도 일제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현대자동차 아산공장과 한국GM 부평‧창원공장의 생산라인 전환 공사까지 맞물리며 생산차질이 더욱 심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5사의 1월 내수 판매실적은 총 9만39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19.2% 감소했다. 5사 합산 내수 실적이 월 10만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반도체 수급난 심화와 추석 연휴에 따른 판매일수 감소가 겹쳤던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만이다.
현대차는 1월 국내 시장에서 4만6205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22.3%의 실적 감소를 보였다. 반도체 수급난에 더해 아산공장이 한 달 내내 가동을 멈춘 여파다.
아산공장은 지난달 3일부터 28일까지 한 달 내내 아이오닉 6 생산을 위한 설비공사로 가동을 멈췄다. 이에 따라 아산공장에서 생산되는 그랜저와 쏘나타 판매가 각각 1806대, 2036대에 그치는 등 세단 라인업에서 타격이 컸다.
기아의 1월 내수판매 실적은 3만7038대로 전년 동월 대비 10.7% 감소했다. 현대차에 비해 감소폭은 덜하지만 반도체 수급난 여파에서 자유로울 순 없었다.
쌍용자동차는 1월 4836대의 내수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14.4% 감소한 규모다. 지난달 4일 출시된 뉴 렉스턴 스포츠&칸이 전년 동월 대비 29.9%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공급 한계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회사측은 내수와 수출 포함 1만대의 출고 적체가 있을 정도로 생산 차질이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한국GM은 1월 국내 시장에서 1344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며 완성차 5사 중 가장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전년 동월 대비 무려 78.0% 감소한 물량이다.
회사측은 부평과 창원공장에서 진행된 글로벌 CUV 생산을 위한 설비 공사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차질 여파로 전반적인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스파크는 1월 23대가 판매되는 데 그쳤다. 그동안 한국GM 내수 판매의 볼륨을 담당하던 스파크 판매가 사실상 중단된 게 큰 타격이 됐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완성차 5사 중 유일하게 내수 판매 성장세를 기록했다. 1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26.7% 증가한 4477대를 판매했다.
르노 본사로부터의 원활한 반도체 부품 공급 지원으로 다른 완성차 업체들에 비해 생산차질이 덜했다. 다만 큰 폭의 증가율에는 지난해 1월 판매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도 상당부분 반영됐다. 전월과 비교하면 내수 판매가 37.5% 줄었다.
수출 및 해외 현지 생산 판매 역시 르노삼성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현대차는 1월 해외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9.8% 감소한 23만5999대를 판매했고, 같은 기간 기아는 4.6% 감소한 17만5781대의 해외 판매를 기록했다.
한국GM은 해외판매 감소폭도 완성차 5사 중 가장 컸다. 1월 1만1567대를 수출하며 전년 동월 대비 61.5%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쌍용차는 1월 2764대의 수출 실적으로 전년 동월 대비 8.8% 감소를 나타냈다. 물량 면에서는 가장 부진했다.
르노삼성의 1월 수출 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237.5% 증가한 8837대였다. XM3 수출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지난해 1월과 비교한 수치라 상승폭이 컸다.
업계 관계자는 “1월은 전통적인 비수기인데도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차질로 출고대기물량이 많이 쌓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개소세 감면 종료를 앞둔 6월까지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