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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웃지도 못하는데”…코로나 3년차 숨은 효자, 코미디 뮤지컬


입력 2022.02.06 11:20 수정 2022.02.06 10:14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쿠로이 저택...' '썸씽로튼' '젠틀맨스가이드' 등 인기

'웨스턴 스토리' '블러디 사일런스'도 3월 개막

벌써 3년차에 접어든 코로나 시대. 지난 2020년 1월,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6일 현재 누적 확진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시간이 흐를수록 확산이 감소하기는커녕 최근 들어 일일 확진자가 3만명을 웃도는 등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고 있다.


ⓒ(주)랑, 쇼노트, 엠씨어터, 레드앤블루

오랜 시간 이어진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는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되는 등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공연장도 마찬가지로, 공연 내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함성이 금지됐다. 때문에 웃고 환호하는 등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코미디 장르의 공연에 대한 우려가 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코미디 장르 뮤지컬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달 22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하는 ‘젠틀맨스가이드: 사랑과 살인편’은 1900년대 초반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평생 가난하게 살아온 주인공 몬티 나바로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고귀한 다이스퀴스 가문의 여덟 번째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백작이 되기 위해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후계자들을 하나씩 제거하는 과정을 다룬 뮤지컬 코미디이다.


브로드웨이 4대 뮤지컬어워즈 ‘최우수 뮤지컬’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고 2018년 한국 초연 당시 관객평점 9.6점, 재연 9.8점에 누적 관람객 수 9만7000명을 기록하는 등 화려한 수상 경력과 화제를 몰고 온 작품이다. 이번 삼연 역시 관객평점 9.9점으로 높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썸씽로튼’(4월10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도 인기다. 이 작품은 지난달 23일 한국 초연 이후 누적 공연 100회를 달성했다. 특히 이 작품은 2020년 한국 초연 당시 10주간 공연 기간 중 3주의 공연이 중단되는 등 첫 시작부터 쉽지 않았던 작품으로, 더 의미가 깊다.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를 정통으로 맞았던 탓이다.


제작사 엠씨어터 관계자는 “마스크를 쓰고 객석을 메우고 뜨거운 박수로 맞이해준 관객 덕분에 ‘썸씽로튼’이 계속될 수 있었다”고 말한 것처럼, 작품은 코로나 시대에 초연을 올렸지만 대중의 큰 관심을 끌었다. 뮤지컬의 기원을 뮤지컬로 풀어낸 ‘썸씽로튼’은 독창적인 상상력과 패러디를 무기로 특유의 유쾌함을 완성한다.


이밖에도 쇼비즈니스계의 냉혹한 현실을 리얼하면서도 재미있게 풀어낸 블랙 코미디 연극 ‘언더스터디’도 이달 27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되고, 앞서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말장난·허풍·비꼬기를 통해 사회를 풍자한 뮤지컬 ‘비틀쥬스’(2021),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3관왕을 차지한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2021) 등 코미디 장르 작품들이 코로나 시대에 숨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뉴프로덕션, 컨텐츠원

관계자들은 “코로나19로 지친 대중들이 어두운 이야기보다 밝은 코미디물은 선호하면서 가능했던 결과”라고 분석한다. 이런 현상은 공연계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최근 방송가에서 흥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면면을 보면 ‘좋좋소’ ‘내과 박원장’ ‘술꾼도시여자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등 코미디 장르의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미 과거 방영됐던 ‘하이킥’ 시리즈, ‘프렌즈’ 등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하는 것도 코로나 시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공연계에선 이런 흐름을 이어받을 작품들도 준비하고 있다.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뱀파이어 이야기를 기발한 설정으로 비튼 B급 코미디 뮤지컬 ‘블러디 사일런스 : 류진 더 뱀파이어 헌터’(3월12일 대학로티오엠 개막)가 2년 만에 재연으로 돌아온다. 장류진 역에는 김리와 금조가, 뱀파이어 김준홍 역은 황민수·이진우·심수영이 연기하고 윤석원·이경욱·박한근·노희찬 등이 힘을 보탠다.


뮤지컬 ‘웨스턴 스토리’(3월2일 대학로 유니플렉스1관 개막)도 초연을 앞두고 있다. 작품은 미국 서부개척시대를 배경으로 저마다의 사연과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황량한 사막 한 가운데에 놓인 술집에 모여들어 각자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결투를 벌이는 과정을 유쾌하게 풀어낸 코미디 작품이다. 강혜인·김이후·최지혜·임준혁·배나라·윤소호·에녹·김종구·신성민 등이 무대에 오른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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