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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 파티' 중국서 더럽혀진 쇼트트랙, 그리고 올림픽[김태훈의 챕터투]


입력 2022.02.08 00:00 수정 2022.02.08 00:01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준결승 1·2위 황대헌 이준서 할 말 잃게 하는 판정 받고 실격

모호한 기준과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쇼트트랙판 얼룩

우려 보다 더 센 텃세에 팬들 "각본에 짜인 승부조작 아닌가"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시상식에서 금메달과 은메달 차지한 중국 런쯔웨이와 리원룽, 동메달 헝가리 리우 샤오앙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스치기만 해도 실격될 것 같다는 얘기들을 나눴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베테랑 곽윤기가 개막을 앞두고 ‘텃세’를 우려하며 했던 말이다.


우려했던 텃세 보다 더 세다. 세계인의 축제가 되어야 할 올림픽에서 “중국을 위한 편파 파티”, “이쯤 되면 승부조작 아닌가” 등의 낯선 반응과 의혹까지 난무하고 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만 놓고 보면 이해할 수 있는 반응과 의혹 제기다.


“홈 텃세에 당하지 않도록 압도적인 레이스로 결과를 가져오겠다”던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의 꿈은 석연치 않은 판정과 난무하는 실격 처리 앞에서 깨졌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가 1,2위로 골인하고도 탈락했다.


황대헌은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펼쳐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에서 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황대헌은 결승선을 4바퀴 남기고 인코스를 노려 중국 런쯔웨이, 리원룽을 모두 제치고 선두로 나섰다. 문제가 될 만한 접촉은 전혀 없었다. 이후 황대헌은 1위 자리를 유지하며 여유 있게 결승선을 통과했고, 중국 선수들도 패배를 받아들이는 듯했다.


‘역시 황대헌’이라는 찬사가 나오는 순간,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 끝에 황대헌에게 페널티를 부과했다. 황대헌이 1위 자리를 뺏는 과정에서 레인 변경을 늦게 했다는 판정이다. 리원룽은 홀로 중심을 잃었고, 오히려 황대헌이 앞서나가는 과정에서 리원룽이 손을 썼다.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으로 황대헌은 실격 처리됐고, 중국 런쯔웨이와 리원룽이 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 2조에서 출발한 이준서는 무리 없는 레이스로 2위로 골인했다. 이번에도 이해할 수 없는 판정 결과가 나왔다. 심판은 이준서가 헝가리 사오린 산도르 류와 접촉 과정에서 레인 변경 반칙을 했다는 판정을 내렸다.


환호하며 골인한 이준서는 탈락하고, 우다징이 2위로 결승에 올랐다. 결과적으로 황대헌-이준서가 기준이 모호한 판정의 희생양이 되면서 중국 선수 2명이 결승에 진출했다.


중국 선수들의 극적인(?)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경기장에 있던 중국 팬들은 환호했다. 한국 선수들만 판정에 어리둥절한 것은 아니다. 다른 팀 선수들도 한국 선수들의 연속되는 실격 판정에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황대헌 ⓒ 뉴시스

결승에서도 석연치 않은 판정은 중국에 금메달과 은메달을 안겼다. 중국은 런쯔웨이, 리웬롱, 우다징까지 3명이나 1000m 결승에 진출했다. 이 중 2명은 황대헌-이준서의 석연치 않은 실격 판정의 수혜를 입은 선수들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류사오린(헝가리)은 중국 선수들의 집중 견제와 노골적인 잡아당기기를 뿌리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판정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준결승처럼 류사오린이 반칙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실격 판정을 받았다. 역시 이해하기 어려운 판정이다. 오히려 뒤에서 손으로 잡아당겼던 런쯔웨이가 금메달을 가져갔고, 은메달도 중국의 리웬롱이 차지했다. 부끄러운 메달을 따고도 오성홍기를 흔드는 선수들의 어이없는 상황에 쇼트트랙판은 더럽혀졌다.


마치 짜인 각본처럼 중국을 추월하거나, 중국 보다 앞선 선수는 석연치 않은 판정 속에 실격 처리됐다. 중국인들을 위한 편파 파티 아래서 쇼트트랙은 물론 감동적인 승부를 통해 세계인의 화합이 이뤄져야 할 올림픽의 의의마저 퇴색되고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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