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동계올림픽, 초반부터 ‘중국만의 잔치’로 전락할 조짐
눈살 찌푸리게 만든 편파 판정, 급기야 한중 네티즌 충돌
오는 9월 열리는 아시안게임도 벌써부터 개최국 텃세 우려
전 세계인의 축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자칫 ‘중국만의 잔치’로 전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림픽 일정은 이제 막 절반 가까이 소화한 시점이지만 벌써부터 개최국 중국을 위한 도 넘은 편파 판정 시비 등으로 얼룩지면서 이번 대회는 역대 최악의 올림픽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도쿄하계올림픽에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다소 특수한 상황 속에서 치러지는 이번 동계올림픽은 ‘함께하는 미래’(Together for a Shared Future)라는 대회 슬로건이 무색할 정도로 대회 초반부터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편파 판정이 난무하면서 공정한 경쟁이 기반이 돼야하는 올림픽의 본질을 흐리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은 이번 대회를 자국 체제의 우수성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철저히 이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인들은 대회 초반 자국선수들의 잇따른 메달 소식에 열광하고 있다. 아버지가 미국인, 어머니가 중국인이지만 중국 국적을 택한 에일린 구가 스키 프리스타일에서 금메달을 따내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 매체들도 최근 불어 닥친 미중갈등 속에서 중국인의 우월감과 애국심을 부각하기 위해 에일린 구를 연일 띄우는데 혈안이 돼 있다. 스포츠를 통해 중국 내 ‘반미정서’를 정치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반중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한국이 대회 초반 쇼트트랙에서 연이은 실격으로 피해를 입자 중국에 대한 혐오로까지 번지고 있다.
인터넷에는 “눈 뜨고 코 베이징”, “편파 판정으로 어베이징한 올림픽” 등의 말이 나오고 있는 등 온라인상에서 중국을 비난하는 글들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 네티즌들의 인터넷상 설전도 본격화됐다. 중국 네티즌들은 1000m 준결승에서 실력 당한 뒤 1500m서 당당히 실력으로 금메달을 차지한 쇼트트랙 황대헌 SNS를 찾아와 조롱 섞인 악플을 달았다.
심판 판정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한 남자 쇼트트랙 맏형 곽윤기도 중국 네티즌들에게 집중포화를 맞았다.
불똥은 엉뚱한 곳으로 튀기도 했다. 글로벌 인기 그룹 방탄소년단의 리더 RM도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황대헌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가 악플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축제와 화합의 장’이 돼야 하는 올림픽이지만 이미 상호간의 비방과 조롱으로 인해 그 본질이 훼손된 지 오래다.
문제는 베이징올림픽이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는 9월에는 중국서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아시아에서 한국과 중국의 경쟁 구도는 피할 수 없다. 더군다나 아시안게임에는 동계올림픽보다 많은 메달이 걸려있기 때문에 중국과는 더 많이 부딪칠 수밖에 없다.
가을에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도 중국은 절대적인 홈 어드밴티지를 누리려 할 것이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이미 도를 넘는 개최국의 횡포에 호되게 당한 입장에서 다가오는 아시안게임에 대한 걱정도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