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차' 차내 간담회서 입장표명
"지지율 격차가 대여섯 배 나는데…
다른 룰 의한 단일화 꿈은 아전인수"
국민여론조사 단일화 제안 '일축'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9 대선 야권 후보 단일화는 특정한 정치 지도자의 정치적 결단에 의한 포기와 지지 선언에 따른 단일화여야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처럼 국민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화를 거론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제안을 일축하는 동시에, 안 후보의 결단을 압박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준석 대표는 13일 오후 '윤석열차' 차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가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대여섯 배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다른 룰에 의한 단일화를 꿈꾸는 것은 상황을 아전인수로 보고 있는 게 아니냐"며 "어떤 지도자의 결단에 따른 포기와 지지 선언이 아닌 이상 시너지 효과가 날 리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의 지역발전·정책공약 홍보를 위한 4량짜리 전세 무궁화호 '윤석열차'를 타고 호남을 순회 중이다. 앞서 안 후보는 이날 국민여론조사 방식에 의한 단일화를 제안했는데, 이 대표는 전남 보성에서 정차 중인 도중 안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을 실시간으로 시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주부터 후보등록 시점을 전후해 이런 식의 단일화 협상을 걸어올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며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후보등록 전인) 11일쯤 나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도 넘긴 다음에 이런 제안이 들어왔다는 것은 단일화의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안철수 후보의 기자회견 말씀을 보니 본인은 단일화할 생각이 없는데 하도 주변에서 단일화 얘기가 많이 나오니 선제적으로 제안해본다고 했다"며 "그런 이유를 가진 단일화 제안이라면 누가 진정성을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윤석열 "여론조사 얘기는 아쉽다"
이준석 "안철수 포기와 지지 선언
단일화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尹도 '단일화' 그런 식으로 이해"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과 회동하느라 이날 '윤석열차'에 탑승하지 못한 윤석열 후보는 별도로 서울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대의 차원에서 이런 (단일화) 제안을 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를 한다"면서도 "여론조사 얘기는 좀 아쉬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의 의미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원론적 답변"이라며 "국민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는 여러 준비가 필요한데, 사전투표까지 20일 남은 상황에서 그런 단일화는 우리의 정책행보를 정치공학의 수면 밑으로 가라앉혀 시너지가 나지 않게끔 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경쟁 방식의 단일화가 아닌 안철수 후보가 출마를 포기하고 우리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하는 방식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우리 후보도 단일화라는 용어를 그런 식으로 사용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부연했다.
대선에 출마한 후보는 최종적으로 10% 이상의 득표율을 획득하지 못하면 선거 비용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다. 10~15% 득표시 반액을 환급받으며, 15% 이상 득표해야 전액을 환급받는다.
투표용지에 '사퇴' 표시를 인쇄할 수 있는 시한인 오는 28일이 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의 중대 변곡점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 대표는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공식 선거운동기간 개시 이후로 수 일 내에 다시 상황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견했다.
이준석 대표는 "국민의힘에는 안철수 후보와 정치를 같이 해본 사람도 있고 협상을 같이 해본 사람도 있는데 예측된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 급변침"이라며 "선거운동의 기점이 15일인데 이후의 경로를 보면 과연 국민의당이 자력으로 완주할 생각인지, 어느 시점엔가 정치공학에 의존해서 선거를 치르려 했는지 명백히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