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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임종 지키러 가야 한다" 청년 절규에도 장애인단체 "버스 타고 가라"


입력 2022.02.23 07:35 수정 2022.02.23 04:07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전장연 페이스북 영상 갈무리

장애인단체가 대선 후보들과 기획재정부에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요구하며 20일째 서울 지하철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한 시민이 할머니 임종을 보러 가야 하는데 지하철 시위로 인해 출발이 지연되고 있다며 현장에서 항의하는 영상이 올라와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3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앞서 지난 9일 5호선 광화문역에서 벌어진 지하철 시위 당시 찍힌 영상이 뒤늦게 올라왔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페이스북에 올라온 이 영상을 보면, 이날 해당 단체 소속 시위대는 광화문역에 정차한 지하철 출입문에 휠체어를 끼워 넣어 출입문이 닫히지 않도록 한 뒤 자신들의 주장을 펼쳤다. 이로 인해 지하철 출발이 수십 분간 지연됐다.


그러던 중 한 청년이 목소리를 높이며 "할머니 임종 지키러 가야 한다"며 "할머니 돌아가시면 어쩔 거냐"고 따져 물었다. 그의 울음 섞인 목소리에는 다급함과 절박함이 고루 섞여 있었다.


이에 마이크를 들고 발언을 하던 한 여성은 "버스타고 가라. 안타깝다"라고 짧게 답한 뒤 다시 자신의 주장을 이어갔다.


청년과 다른 시민들의 항의에도 아랑곳하지 않지 않은 그들은 약 16분가량 더 발언을 이어가고 열차 밖으로 빠져 나갔다.


해당 영상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앞서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이들을 향한 비난과 폭언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던 이들 사이에서도 비판적 여론이 형성됐다.


대체로 장애인 시위에 온건한 반응을 보였던 모 커뮤니티 회원들 또한 "만약 저 청년 할아버지가 안 좋게 되셨다면 청년은 평생 트라우마를 안고 살 거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던 시위가 어느새 다른 이들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시위로 변했다" 등 반응을 보이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한편 22일 서울교통공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전장연의 29차례 시위로 접수된 시민들의 불편 민원이 총 2559건이라고 밝혔다. 시위로 인한 지하철 요금 반환 건수는 4714건이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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