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신' 계승 중요성 거듭 강조
생가 방문 통해 '호남 진정성' 호소
탈진보·중도층 민심 적극 공략 전략
대선 전 재차 호남 집중 유세 나설 듯
1박 2일 간의 호남 유세에서 연신 ‘김대중 정신’ 계승의 중요성을 외쳤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마지막 일정으로 김 전 대통령의 생가까지 방문하며 진심을 호소했다.
윤 후보는 23일 오후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라남도 신안군 하의도에 위치한 생가에 방문했다. 배를 타고 세시간 여를 왕복해야 하는 일정임에도 동료 의원들과 함께 현장을 찾았다.
김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영정 앞에서 묵념을 한 윤 후보는 추모관에 걸린 김 전 대통령의 생전 사진을 유심히 살폈다. 5.18 민주묘지를 찾았던 김 전 대통령의 사진 앞에서는 멈춰서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추모관을 둘러본 윤 후보는 방명록에 “김대중 정신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반한 국민통합 정신입니다. 위대한 정신입니다”라 적었다.
윤 후보는 “김대중 정신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반한 국민통합 정신”이라며 “우리가 이 위대한 정신을 잘 계승해야 하겠다. 오늘 김 전 대통령이 태어나고 어릴 때 성장한 하의도를 방문하고 생가를 찾아뵈니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생가 방문은 윤 후보가 이번 호남 일정 내내 '김대중 정신'을 강조하며 공략했던 민심 행보의 방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통합'이라는 키워드를 고리로 호남 지역의 탈진보 및 중도층에 가까운 민심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윤 후보는 전날 호남 방문에 앞서 찾은 충청남도 당진에서부터 "저와 국민의힘이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으로 정부를 맡게 되면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닌 김대중의 민주당, 노무현의 민주당에 합리적으로 국정을 이끌었던 양식 있는 정치인들과 협치해서 우리 국민의힘의 부족하고 미흡한 점을 보충하고 다양한 국민들 의견을 함께 수렴해서 국민 통합의 정치, 번영의 경제를 이끌어 낼 것"이라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를 대선 후보로 선출한 작금의 민주당과 과거의 민주당을 정면으로 비교하며 민주당 내 강성세력을 배제한다는 전제 하에 협치에 나서 국민통합의 정치를 구현하겠다는 뜻을 적극 피력한 것이다.
윤 후보는 김 전 대통령 생가 방문 직전 열린 목포역 유세 연설에서도 김 전 대통령의 이름을 연신 언급하며 호남 민심을 자극했다. 그는 "국민학교 5학년 때인 1971년 어머니와 집앞 신설동 대광고등학교 대통령 선거유세에서 '썩은 정치를 갈아엎자'고 포효하던 김 전 대통령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개인적인 추억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은 탁월한 현실인식을 가지고 외교도 현실주의 관점에서 국익 우선으로 추구해 나가셨다"라며 "김 전 대통령의 DNA가 담긴 민주당을 지금의 이재명 민주당 사람들이 망가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익산을 찾은 자리에서는 "김 전 대통령이 계셨다면 이 호남에 광주·순천·나주·여수·무안·전주·완주·익산에 우리 주민들이 원하고 기업이 들어오겠다고 하는 복합쇼핑몰 유치를 아마 먼저 추진하셨을 것"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계셨더라면 저렇게 도시개발사업에 3억 5000만 원을 들고 가서 1조 원 시민 재산을 약탈하는 이런 부정부패를 결코 좌시하지 않으셨을 것"이라 강조하기도 했다.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윤 후보는 최소 한 차례 더 호남을 방문해 집중 유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선거 기간 내내 호남을 공략했던 후보의 행보가 단순한 '선거용'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받기 위해서라도 민심 호소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며 "또 한 차례 후보가 직접 호남 시민들께 진심을 전할 무대를 마련할 것"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