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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새 배터리 달고 달려보자 쌩쌩"…가성비 甲 '볼트 EV'


입력 2022.02.27 12:00 수정 2022.02.25 20:37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작지만 알찬 매력…미래형 디자인에 넓은 공간성

업그레이드된 안전·편의사양에 주행거리 414km

출퇴근용에 안성맞춤…리콜 악재 딛고 '반전 드라마' 관심

쉐보레 볼트EVⓒ한국GM

대규모 리콜로 크게 홍역을 치렀던 쉐보레 볼트EV가 사전계약을 실시한 지 3분기 만에 비로소 한국 땅을 밟는다.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임에도 내·외관 디자인이 모두 바뀌며 신차급 변신을 알린 볼트EV는 한층 개선된 모습으로 국내 고객들을 만난다.


한국GM은 3000만원 초반대(보조금 적용)라는 경쟁력 있는 가격에, 한 번에 4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는 가성비 높은 순수 전기차라는 장점을 내세워 고객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도심형 소형 전기차다운 매력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 자존심 회복 뿐 아니라 전기차 강자 입지도 탄탄하게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한국GM은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소재 더케이호텔에서 쉐보레 미디어 시승 행사를 열고 순수 전기차 '볼트EV(Bolt EV)'를 선보였다. 2022년형 볼트EV는 부분변경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외부 디자인과 인테리어를 모두 바꾸고 안전·편의사양도 대폭 늘리는 등 신차급 변화를 구현했다.


주행코스는 호텔에서 출발해 경기도 시흥시에 소재한 시흥프리미엄아울렛에 도착한 뒤 회차해 돌아오는 왕복 총 82km 거리였다. 프리미어 단일 차종으로 행사장엔 퓨어 화이트, 미드나이트 블랙, 아이스 블루 등 3가지 컬러 중 화이트와 블랙이 마련돼있었다.


쉐보레 볼트EV 주행사진ⓒ한국GM

이날 시승한 차량은 배터리 충전량을 80%로 제한한 이전 모델이었다. 최대 충전 용량을 100%로 설정한 신형 배터리가 탑재된 신형 볼트EV는 2분기로 예정된 고객 인도분부터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실제로 본 볼트EV는 예상대로 상당히 앙증맞다. 길이 4140mm, 너비 1765mm, 높이 1595mm로 르노 조에 보다 크고, 현대차 코나EV, 기아 니로EV 보다는 작다. 공차중량은 1640kg이어서 조에와 비교하면 95kg 더 무겁다.


전면은 전기차 다운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으로 '확' 바뀌었다. 매끄럽게 떨어지는 후드와 양옆으로 자리한 LED 주간주행등의 비율은 이전 보다 한층 날카로운 인상을 준다. 그리 잘생겨보이진 않는다.


정중앙 블랙 보타이 엠블럼 밑으로 이어지는 그릴 패턴의 면적은 상대적으로 넓은 편이며, 양옆으로 LED 프로젝션 헤드램프가 배치돼있는 데, 이 디자인을 측면에서 보면 돌고래를 연상시킨다.


풀 LED 리어램프가 기본 적용된 후면은 입체적이어서 전면 보다 훨씬 역동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실내도 센터페시아를 중심으로 '환골탈태'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10.2인치 고화질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EV 전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8인치 스마트 디지털 클러스터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이전 보다 세련된 모습이나, 운전자 눈높이를 감안하면 좀 더 위로 배치시키는 것이 나았겠다는 생각이다.


쉐보레 볼트EV 측면ⓒ데일리안

기존 기어노브 대신 콤팩트한 버튼식 기어 시프트와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가 적용돼, 작동이 한층 수월해졌다. 다만 버튼식 기어 시프트는 푸시와 풀 타입 2가지 형태로, 운전할 때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주차와 중립을 할 때는 버튼을 눌러야 하고, 반대로 후진과 주행을 하려면 버튼을 당겨야 한다. 하다보니 번거로웠다.


기어시프트 하단에 공간이 있어 가방이나 신발 등을 보관할 수 있도록 했는 데, 유용하게 쓰일 지 여부는 차주에게 달렸다. 3단 열선 시트와 열선 가죽 스티어링 휠은 겨울철 주행 시 운전자의 마음도 한층 따뜻하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풍 시트가 없고, 2열 공조 장치도 부재해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라면 여름 마다 불평을 터뜨릴 수 있다. 뒷좌석은 소형차치고는 넓은 편으로, 레그룸에 주먹 2개 이상이 넉넉히 들어가기 때문에 어린이를 뒷좌석에 태운다면 패밀리카로도 손색없다.


시동을 켜고 본격적으로 주행을 시작했다. 스케이트를 밟듯 부드럽고 조용히 나아갔다. 드라이빙 내내 느낀 정숙성은 전기차의 장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차체 하부에 수평으로 배치된 배터리 패키지로 낮은 무게중심을 구현해 달리는 동안 높은 주행 안전성을 경험했다.


내연기관 보다 월등한 정숙성이 장점이라면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 마다 뚝뚝 멈추는 응답성은 단점이다. 운전자 보다는 뒷좌석에서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에 1열과 2열 승차감은 엇갈릴 수 있다.


쉐보레 볼트EV 실내ⓒ데일리안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니 가속을 체감하기 힘들만큼 부드러운 주행감이 느껴졌다. 속도가 어느 새 130km를 넘겼지만 방 안에 앉아있는 것처럼 편안하고 고요했다.


볼트EV는 150kW(키로와트)급 고성능 싱글 모터 전동 드라이브 유닛을 탑재해 204PS의 최고출력과 36.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스포츠 모드를 즐길 수 있도록 버튼이 탑재돼있다. 색다른 즐거움을 기대하며 버튼을 눌렀지만 너무 많이 기대한 것일까, 별다른 퍼포먼스는 느끼지 못했다. 잘못 눌렀나 싶어 여러 번 반복했는 데 마찬가지였다. 스포츠 모드는 큰 기대 없이 활용하는 것을 권한다.


야심차게 바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디지털 클러스터지만 활용도 면에서는 다소 아쉬웠다. 클러스터의 경우, 네비게이션 모드를 설정하면 도로명과 화살표만 나온다. 숙련된 운전자가 아니면 클러스터에 뜨는 글자에만 의존해 주행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니, 자연스럽게 눈길이 인포테인먼트에 탑재된 내비게이션으로 향한다. 내비게이션 배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있다 보니 일부가 스티어링휠에 가려진다. 능숙한 운전자가 아니면 내비게이션 보랴, 전방 주시하랴 자칫 가자미 눈이 될 수 있다.


불편하다면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무선 연결이 가능하니 이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볼트EV 급속/완속 충전구ⓒ데일리안

호텔로 되돌아오는 구간에는 회생 제동 시스템을 경험하기 위해 센터페시아 하단에 있는 나뭇잎 모양의 버튼을 눌렀다. 버튼을 누르기 전에도 회생 제동 시스템이 작동했지만, 버튼을 누른 직후에는 이전 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감속 주행을했다.


페달을 떼면 계기판 내부에 회생 제동 시스템이 작동중이라는 녹색 신호가 들어온다. 반대로 액셀레이터를 밟으면 신호가 꺼진다. 리젠 온 디맨드 시스템(Regen On Demand)으로 불리는 이 회생제동 에너지 시스템은 스티어링 휠 후면에 자리한 리젠 패들 조작으로 더욱 능동적으로 제동력을 높여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실제, 출발 당시 운행 가능 거리는 전비(3.7km/kWh)와 배터리 용량 29.8kWh를 곱한 110.3km였으며, 약 40km를 달려 목적지에 도착한 뒤 확인한 운행 가능 거리는 148.2km로 회생 제동 시스템을 통해 약 38km만큼의 에너지 효율 효과를 얻었음을 알 수 있었다.


1kw당 주행거리를 나타내는 전비는 4.0kw/km으로 총 주행 거리인 82km와 계산하면 328km가 나온다. 교통상황에 따라 가속과 감속을 반복했고, 주행모드도 여러 차례 바꾼 전비임을 감안하면 정속 주행만 유지한다면 1번 충전으로 서울~부산 편도 주행 도전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볼트EV 주행사진ⓒ한국GM

제원상 볼트EV는 1회 충전으로 414km까지 주행 가능하다. 저온 주행거리는 273km이기 때문에 겨울철 장거리 운전은 유의해야 한다. 급속충전 시 1시간 만에 전체 배터리 용량의 80% 충전이 가능하다.


첨단 안전 및 운전자 보조 사양도 이번에 업그레이드됐는데, 새롭게 적용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를 사용해봤다. 앞 차량과 차간 거리를 알아서 유지하면서 설정된 속도에 맞게 주행하는 것으로, 스티어링휠에 장착된 크루즈 버튼으로 쉽게 설정할 수 있다.


100km로 설정하자, 70~100km까지 자유자재로 속도를 조절하며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하기 시작했다. 앞차가 옆차선으로 이동할 때는 속도를 빠르게 높이며 넓어진 간격을 좁혔다. 100km에 도달하니 앞차와 거리가 멀어도 더 이상 속도를 높이지 않았다. 지루한 긴 터널을 스릴있게 지나고 싶다면 ACC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이 밖에 차선이탈 방지 경고 및 보조시스템, 저속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 등 14가지의 능동 안전사양을 갖췄다. 전용 미쉐린 셀프실링 타이어도 탑재해 360 올 어라운드 세이프티(360 All around safety)를 구현했다.


볼트EV 주행사진 측면ⓒ한국GM

앙증맞은 디자인에 편의·안전사양도 두루 업그레이드한 쉐보레 볼트EV는 도심 출퇴근용으로 세컨카를 고려하는 직장인에게 가장 어울린다. 차체가 작다 보니 성인 4명은 부담스럽지만 어린이·청소년을 뒷좌석에 태우는 패밀리카용까지는 아우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차급 변화에도 출고 가격은 크게 낮춰 제대로 경쟁력을 높였다. 정부 및 지자체 전기차 구입 보조금을 제외한 가격은 4130만원으로, 이전 볼트EV 모델(4814만원)과 비교하면 684만원 저렴하게 책정됐다. 현대차 아이오닉5(4695~5755만원), 기아 EV6(4630~5980만원)의 출고 가격 보다 낮다.


환경부의 국고 보조금과 지자체별 추가 보조금을 적용받으면 3000만원 초반에 볼트EV 구입이 가능하다. 전기차는 사고 싶은 데 진입 장벽이 높아 망설였던 고객들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쉐보레는 지난해 대규모 리콜이라는 악재를 딛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LG 배터리를 장착한 볼트EV를 국내 시장에 선보이게 됐다. 아픔만큰 성숙한 품질로 오래 기다려온 고객들에게 보답하겠다는 각오다.


볼트EV 측면ⓒ데일리안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한 상황에서 GM(제너럴모터스)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 탄생한, 태생부터 전기차인 볼트EV의 재도약은 앞으로 출시할 GM의 전기차 라인업 성공에 있어서도 중요한 지렛대가 될 전망이다.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인도를 앞둔 볼트EV가 매력적인 주행거리와 가격을 앞세워 국내 고객들의 마음을 새롭게 사로잡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 장점

-전기차 구매 의향이 있지만 3000만원 중반 이상은 못 쓰겠다면.

-주행거리 400km의 차급 이상의 편의 안전사양.


▲ 단점

-2열 공조장치와 통풍 시트가 없으니 여름 뒷좌석은 '핫'하겠네.

-볼트EUV 나오면 찬밥될 수도.


볼트EV 2열 시트를 접어 공간을 확보한 모습ⓒ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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