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서울대 출신 벤처 1세대
바람의나라, 카트라이더 등 PC온라인 게임 시대 열어
게임사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NXC 이사가 지난달 말 미국에서 별세했다. 향년 54세.
NXC 관계자는 1일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NXC 이사가 지난달말 미국에서 유명을 달리했다"며"고인은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최근 들어 악화된 것으로 보여 안타까울 뿐"이라고 밝혔다.
고인은 1968년생으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1986년 2월 서울 광성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988년 일본 상지대학교에서 국제학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서울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전산학과 석사를 취득한 후 박사과정을 이어가던 중 6개월 만에 그만두고 1994년 넥슨을 창업했다.
그는 1996년 세계 최초의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를 개발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바람의 나라는 세계 최초 그래픽 온라인 게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온라인에 연결된 다수 접속자가 동시에 게임을 즐긴다는 점에서 신기원을 이룬 작품이다.
이후 그는 ‘메이플스토리’와 ‘마비노기’, ‘카트라이더’ 등 온라인 게임을 히트시키며 넥슨을 국내 최대 게임업체로 성장시켰다. 카트라이더는 국내 게임으로는 처음으로 외산게임 '스타크래프트'를 제치고 PC방 점유율 1위에 올랐고, 메이플스토리는 동시접속자 65만명으로 국내 최고 기록을 세웠다.
특히 2008년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한 네오플, 2010년 이후 ‘군주’를 개발한 엔도어즈와 ‘서든어택’을 개발한 게임하이를 잇따라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에서도 남다른 능력을 발휘했다. 게임과 관련 없는 레고 온라인 거래 사이트 '브릭링크',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 등을 인수했고, 전기차나 달탐험 관련 스타트업에도 투자했다. 김 이사가 개발자보다 '사업가'로서 평가를 더 받는 이유다.
하지만 워낙 막후에서 경영활동을 하다 보니 회사에 들렀다 경비는 물론이고 직원들도 못 알아봐 쫓겨났다는 일화는 업계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2011년에는 넥슨 이름을 넥슨코리아로 바꾸고 넥슨 일본 법인을 도쿄거래소에 상장해 2011년 게임 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17년에는 2조원을 넘어섰다. 2020년에는 '바람의 나라:연', ' V4', '카트라이더:러쉬플러스' 등 모바일 게임 흥행에 성공하면서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