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대한 제재 압박에 따라 첼시 매각 결정
2003년 인수 이후 막대한 자금 투자로 첼시 명문 도약
새 구단주 운영 능력에 따라 성적에도 영향 미칠 전망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향한 전방위 제재 압박에 러시아 출신의 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도 끝내 손을 들었다.
첼시는 3일(한국시각) 아브라모비치의 구단 매각을 공식 발표했다.
아브라모비치는 “현 상황에서 구단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것이 구단과 팬, 직원들, 그리고 구단의 후원자와 파트너를 위한 가장 좋은 결정”이라고 말했다.
구단 매각 대금을 우크라이나 전쟁 희생자들을 위한 자선 재단을 설립하는데 쓸 계획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의 절친으로 알려진 아브라모비치는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가 각종 제재를 단행하며 압박하고 있다.
영국 내에서는 아브라모비치의 러시아 자금이 첼시를 소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 여론이 일었고, 결국 정치권에서도 그를 제재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브라모비치가 구단 운영에서 손을 떼기로 하면서 향후 첼시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브라모비치는 2003년 첼시 구단을 인수했다. 그전까지 EPL에서 중위권 정도로 분류가 됐던 첼시는 아브라모비치의 엄청난 자금력을 등에 업고 명문팀으로 도약했다.
러시아에서도 손꼽히는 재벌로 이름을 떨친 아브라모비치는 첼시 구단주 부임 이후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으며 빅네임 선수와 감독 영입에 큰 투자를 했다. 그 결과 첼시는 아브라모비치가 구단을 운영한 약 20년 동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회, 프리미어리그 5회 우승,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 1회 등을 경험하며 유럽 정상급 구단으로 군림했다.
첼시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우승을 차지했고, 현재 리그에서도 3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전력이 탄탄하다.
하지만 이번 매각으로 인해 첼시는 향후 다양한 변수에 직면하게 됐다. 향후 구단주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구단 운영 방침에 변화가 올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대표적인 경우다.
EPL을 대표하는 명문구단 맨유는 미국 출신 사업가 말콤 글레이저가 지난 2005년 구단주가 된 이후 정상에서 멀어졌다. 구단 인수 금액의 상당수가 부채였던 말콤 글레이저는 소극적인 투자로 맨유 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이후 맨유는 정상에서 멀어졌다. 우승 경쟁은 커녕 ‘빅4’안에 들어가기도 버거운 팀이 됐다.
첼시 역시도 마찬가지다. 어느 구단주가 팀을 인수하느냐에 따라 향후 팀 성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연 어느 누가 아브라모비치만큼 팀 운영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