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예산도 기준도 없이 시작된 '모두의 창업'…李정부 졸속 행정 논란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6.04.03 05:00  수정 2026.04.03 05:00

2026년 본예산에 반영 안돼

타 내역 사업 예산으로 기획

평가 위원 구성 지침도 없어

구자근 "기준 없는 졸속행정"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이재명 정부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모두의 창업'이 사전에 예산도 반영돼있지 않은 데다, 현재까지 경연 중점 평가사항·평가위원 구성 방향 등 지침도 수립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졸속 행정'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참가자 신청을 받기 시작한 이래 약 3800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되는 동안에도 심사 기준조차 마련하지 못하면서 전형적인 '이재명 대통령식 졸속 행정'이란 지적도 나온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인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창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의 예산은 2026년 본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가 지난 1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도 해당 프로젝트에 배정한 예산은 '0원'이었단 의미다.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는 정부가 올해 1월 30일 '국가 창업시대 전략회의'에서 지역 곳곳에서 창업오디션을 개최해 창업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해 발표한 사업이다.


하지만 정부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에 예산을 배정하지 않으면서, 불가피하게 기존 사업의 집행 방식을 변경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기존에 창업진흥원이 진행하던 예비창업패키지 사업의 기존 예산에서 약 260억원을 빼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에 투입하고,창업 중심대학사업에선 176억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혁신소상공인창업지원 사업에선 192억원을 활용해 628억원 규모로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단 것이다.


이 같은 예산 돌려막기로 창업진흥원의 타 사업들의 지원을 받는 대상들은 대거 축소됐다. 예비창업패키지 사업의 경우 기존 예산에서 약 260억원이 빠져나가면서 750명의 지원 대상에서 300명으로 축소됐다. 창업중심 대학의 경우 802개사 지원 대상의 지원 단가를 평균 7600만원에서 평균 5400만원으로 축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부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참가자 신청을 받고 있는 현 시점에도 경연 과정별 중점 평가사항 및 평가위원 구성 방향 등에 대한 지침 마련조차 완료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신청이 지난 3월 26일부터 시작했고 이날 기준 2일 기준 3780개의 아이디어가 접수됐지만 이와 관련한 심사기준조차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해당 사업의 신청기간은 오는 5월 15일까지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는 평가위원 구성 및 평가 기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1차 경연 심사를 담당할 운영기관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신청을 받은 이후에 평가에 대한 기준·평가위원 구성 지침이 마련될 경우 공정성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 구자근 의원의 지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기부는 '전쟁 추경'으로 내세운 이번 추경에 1550억원의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예산을 반영했다. 지난 1월 30일 이재명 대통령의 "한번은 부족하다"는 말 한마디에 충분한 준비없이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구자근 의원은 "예산도, 평가 기준도 없이 대통령 한마디에 판을 벌려 놓은 졸속 행정"이라면서 "보여주기식 이벤트가 아니라 현장의 창업 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준비된 행정으로 지원사업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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