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빼앗겨 실점 빌미 제공한 손흥민에 비난 쏟아져
올 시즌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 기록하며 고군분투
에버턴 상대 시원한 득점포로 신뢰 되찾을지 관심
축구에서 10번 중 1번만 실수해도 욕먹는 포지션이 수비수라 하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는 아닌 듯하다.
토트넘 에이스 손흥민이 현지서 과도한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각) 미들즈브러와 FA컵 16강전에서 결정적 기회를 놓치고, 공을 빼앗겨 실점 허용의 빌미를 내줄 뻔한 것이 주된 이유다.
당시 손흥민의 경기력이 좋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날 선발로 출격한 손흥민은 연장 후반까지 무려 120분을 소화하며 분투했지만 자신에게 찾아온 결정적인 두 번의 기회를 놓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종료 직전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손흥민이 몸을 날려 헤더로 연결했지만 공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득점에 실패했다. 연장 전반 종료 직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클루셉스키의 땅볼 크로스를 감각적인 백힐로 연결했지만 아쉽게 골키퍼 선방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평소 손흥민의 탁월한 결정력을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이긴 하다. 여기에 한 차례 공을 빼앗겨 결정적 실점 위기의 빌미를 제공했는데 이후 팀 동료 에릭 다이어가 손흥민에게 다가와 불같이 화를 낸 장면이 현지서 계속 회자되고 있다.
손흥민으로서는 다소 억울한 상황이다. 그는 올 시즌 32경기에 나와 11골 7도움으로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모든 대회서 우승에 실패하고 있는 토트넘이 그나마 리그서 ‘빅4’ 진입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은 것도 사실상 손흥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기에 손흥민은 매 경기 풀타임 가까이 소화하며 많은 체력적 부담을 안고 있다. 결국 올 초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동안 전력에서 이탈했는데 돌아오자마자 리그 5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토트넘 에이스로서 매번 상대 집중 견제를 이겨내야 하는 상황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자신을 향한 비난이 억울할 수 있지만 에이스의 숙명이라면 이 또한 이겨낼 수밖에 없다.
비난을 잠재울 수 있는 것은 역시 시원한 득점포다. 토트넘은 오는 8일 오전 5시 에버턴과 EPL 28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승점 42로 7위에 올라있는 토트넘은 리그 17위로 강등권 추락 위기에 놓여있는 에버턴을 상대한다. 4위에 올라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47)를 추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올 시즌 리그컵, FA컵, 유로파 컨퍼런스리그서 모두 탈락한 토트넘은 리그 우승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그나마 최소 4위 안에라도 들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얻는 게 중요하다.
에버턴을 상대로 손흥민이 활약을 펼쳐줘야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손흥민으로서도 지난 미들즈브러전에서 보여줬던 부진을 만회할 필요가 있다. 또한 팀 동료로부터 잃은 신뢰를 되찾는 것도 중요하다.
공교롭게도 손흥민은 지난 2019-20시즌 에버턴전에서 수비에 적극 가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화를 낸 골키퍼 위고 요리스와 충돌한 적이 있다. 이번 맞대결을 통해 과거 아픈 기억과 미들즈브러전 악몽까지 모두 털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