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환경문제 총괄 국가기관
역사 짧지만 업무 중요성 높아
새만금 등 국민적 관심사업 담당
“환경보호·지역 발전 조화 이룰 것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감염병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비대면 문화 확산,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들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공기관 역점 사업에 대한 관심은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공공기관의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의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됐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로그인]처럼 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전라북도 지역은 덕유산과 적상산, 지리산 등 소백산맥과 운장산과 성치산, 명덕산, 만덕산, 내장산 등 노령산맥이 위치한 곳이다. 이들 산에서 갈라져 나온 지맥으로 대둔산·천호산·마이산·모악산 등이 있어 명승지를 이뤄 국립공원이나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 많다.
4개 국립공원(지리산, 덕유산, 내장산, 변산반도)과 3개 습지보호지역(고창 운곡·인천강하구, 정읍 월영), 4개 강 발원지(금강, 섬진강, 만경강, 동진강) 등 우수한 환경자산을 바탕으로 87종의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서식할 만큼 생물 다양성도 풍부하다.
전북지방환경청은 이러한 전북지역 모든 환경문제를 총괄하는 환경부 소속 국가기관이다. 지역 하천 수질과 수생태계 보전, 미세먼지 저감 등 대기 환경 개선, 상·하수도 시설 및 화학물질, 유해 폐기물 안전관리, 친환경적 개발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자연환경보전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특히 2010년 새만금방조제 준공 이후 새만금 친환경 개발을 지원하고, 미래가치 제고를 위해 환경생태용지 조성과 익산 왕궁·김제 용지지역 현업축사 매입사업 등의 업무를 중점 추진하고 있다.
전북지방환경청 역사는 길지 않다. 1984년 2월 전주환경오염 중앙지도·점검반이 모태다. 1990년 1월 광주지방환경청 전주환경출장소로 개편한 뒤 1994년 전주지방환경관리청으로 승격했다. 2012년 새만금지방환경청을 거쳐 2019년에야 전북지방환경청으로 이름을 바꿨다.
조직은 2단 5과 95명 정원으로 기획과, 환경관리과, 자연환경과, 환경평가과, 측정분석과, 화학안전관리단, 새만금유역관리단으로 구성된다. 새만금유역관리단은 다시 새만금팀과 총량팀, 하천팀, 감시팀으로 나뉜다.
기획과는 정부 환경정책을 중심으로 예산 편성과 집행, 인사관리, 재난관리 업무를 담당한다. 더불어 탄소중립, 그린뉴딜 등 녹색사회 실현을 위해 민간단체·전문가 간담회, 군·관 환경협의회 등 지역사회와 협력·소통을 강화하고 주민 친환경 생활 실천을 위해 온·오프라인 홍보도 담당한다.
환경관리과는 대기관리권역제도 운영, 대기총량관리사업장 관리,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대응, 수소인프라 구축 지원사업 등을 주로 담당한다. 깨끗한 수돗물 공급을 위한 수도시설 운영·관리, 도시침수 예방 및 하수의 안전한 이송·처리를 위한 하수도사업 국고보조, 지정폐기물 배출·처리업소 허가 및 지도·점검도 환경관리과 소관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호와 생태계 교란생물 퇴치사업 등은 자연환경과 업무다. 생물 다양성을 증진하고 습지와 특정 도서 관리, 훼손된 도시 및 한반도 생태축 복원, 자연환경 조사 등을 통해 환경이 잘 보전되고 건강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환경평가과는 각종 개발사업 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평가하고 환경보전방안을 마련해 친환경·지속 가능한 개발을 이끄는 부서다. 환경영향평가 협의제도 내실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측정분석과에서는 새만금 수질개선대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새만금호 13개 주요 지점에 대해 월 2회 이상 모니터링을 한다. 그 결과를 국무조정실과 전라북도 등에 제공한다. 관내 하천과 호소 등 공공수역 수질현황·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수질측정망 36개소, 지하수측정망 60개소, 토양측정망 175개소도 운영하고 있다.
화학안전관리단은 화학사고 예방을 위해 사업장 지도·점검과 환경·안전교육, 사업장 특성에 맞는 맞춤형 기술지원을 한다. 화학테러 대비 관계기관 합동훈련도 화학안전관리단 업무다.
지난해 8월 준공한 새만금 환경생태단지 조성은 새만금유역관리단이 맡고 있다. 새만금의 건강성 회복 및 탄소흡수 기능 제고는 물론 2011년부터 익산 왕궁지역 현업축사 매입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김제 용지지역 현업축사 매입사업을 본격 진행 중이다.
새만금유역관리단은 체계적인 유역관리를 위해 지방자치단체 수질오염총량관리 시행계획을 검토·승인하고, 중권역 물환경관리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있다. 환경기초시설과 비점오염원 설치사업장 관리, 환경관련 법률 위반행위 단속과 수사도 맡았다.
여기에 올해 1월부터 하천관리 기능이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이관됨에 따라 환경과 이·치수를 고려한 통합물관리로 깨끗한 하천, 홍수 피해가 없는 안전한 하천환경 조성에도 노력하고 있다.
수소차·새만금 환경생태용지 등 주력사업 가속
전북지방환경청은 앞으로 크게 3개 부문 주력 사업을 예정하고 있다. 친환경 수소차 보급과 새만금 수질·환경 개선, 멸종위기 복원 및 습지보호지역 확대다.
먼저 올해부터 수소시범도시인 전주시와 완주군을 중심으로 수소차 보급 확대를 가속한다. 15일 기준 전북지역 내 수소 차량은 1192대, 충전소는 모두 5곳이다. 내달부터는 수소충전소를 2곳이 늘어난다. 수소충전소 관련 인허가 또한 전북지방환경청에서 일괄 처리한다. 수소충전소 설치사업 국비(74억7000만원)도 확보한 상태다.
‘강과 호소(湖沼), 해양을 잇는 깨끗한 물의 확보’를 목표로 새만금 관련 수질 개선과 환경생태용지 조성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새만금 유역 깨끗한 수질 관리를 위해 지난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 새만금유역 제3단계 수질개선대책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전라북도 등과 함께 모두 44개 대책에 총사업비 1조6875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수질 개선과 함께 추진하는 새만금 환경생태용지 조성사업은 새만금 개발로 인한 야생생물의 대체 서식지와 생태환경 체험공간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완공된 1단계 사업과 연계해 2030년까지 2단계 조성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전북지방환경청은 해당 사업을 위해 새만금 지구 내 49.8㎢를 총 4단계로 구분해 2050년까지 1조1511억원을 투입한다.
총 557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1단계 사업은 지난해 8월 이미 준공한 상태다. 자생종군락원, 전망대, 관찰대, 어린이놀이터, 생태체험공간 등 일반인 방문객들이 안전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관내 학생, 지역주민 등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 중이며, 올해 6월부터 핵심보전지역인 습지를 제외하고 전면 개관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2단계 사업은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 일원의 공유수면에 1단계 면적의 4.6배인 3.57㎢를 조성한다. 올해 기본계획 수립과 실시설계를 앞두고 있다.
생태계 건강성 회복을 위한 지역 내 멸종위기종 복원사업과 생물 다양성 확보를 위해 습지보호지역도 늘린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대표 복원사업으로 임실납자루 인공증식과 치어 방류, 광릉요강꽃 근부증식을 통한 증식 개체 확보 등을 확대할 예정이다.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고 탄소 흡수원으로서 가치가 큰 고창 운곡습지, 정읍 월영습지 등 기존 습지 보호지역 관리와 함께 자연환경 우수지역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보호지역 확대도 계획 중이다.
전북지방환경청은 “새만금 유역 수질개선, 미세먼지 감축, 수소인프라 구축, 자연환경 보전 등 당면한 지역의 환경 현안들이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지역사회와 소통과 협의,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환경보호와 지역 발전이라는 공동 목표가 조화롭게 달성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최대 과제는 새만금 친환경 개발…출중한 직원들 능력이 자산”
[인터뷰] 유승광 전북지방환경청장
전북지역 첫인상으로 수려한 자연경관과 넉넉한 인심을 꼽은 유승광 전북지방환경청장은 지난 2월 전북지방환경청장으로 취임했다. 환경부 근무 시절 자연생태 과장, 자원순환 과장 등을 거치면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등을 직접 추진한 인물이기에 주변에서는 거는 기대가 더욱 크다.
유 청장은 가장 시급해 개선해야 할 전북지역 환경문제로 새만금의 친환경적 개발을 꼽았다. 특히 수질 개선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유 청장은 “전북지역 주민 염원인 새만금 개발이 친환경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새만금 수질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새만금유역 제3단계 수질개선대책을 추진 중”이라며 “새만금 특성상 농업과 축산 비점오염원에 대한 관리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가축사육 밀집 지역인 익산 왕궁면과 김제 용지면 축사를 매입해 가축분뇨 등 수질 오염원 제거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기 내 반드시 이루고픈 사업 또한 새만금 관련이었다. 그는 새만금 환경생태용지 조성사업을 ‘새만금에 생명을 불어넣는 사업’이라고 강조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유 청장은 “이 사업은 새만금 핵심 생태녹지공간에 새만금 수질개선과, 야생 동식물 서식공간, 생태교육·체험 공간을 조성하는 것으로 새만금에 생명을 불어넣는 공간이자, 주민들과 방문객들에게 휴식과 교육․체험 등 다양한 문화활동을 제공하는 복합문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청장이 새만금 사업에 깊은 관심을 가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새만금은 계획 단계서부터 많은 갈등이 있었다. 준공 이후 지금까지도 보전과 관리, 개발을 놓고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에도 새만금 신공항 건설과 태양광 사업 등에 대한 기대와 우려, 찬성과 반대로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유 청장은 “신공항 건설이나 태양광 사업 등과 관련해서 도민의 바람과 관계기관 입장, 시민단체가 우려하는 사항을 잘 알고 있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고, 환경적 영향에 대한 전문가 검토와 정부정책과의 조화 등을 고려해서 새만금이 생태적으로 건강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하고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많은 역할과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 현실과 달리 전북지방환경청은 환경부 소속 7개 유역(지방)환경청 가운데 조직 규모가 가장 작다. 올해 1월 만경강과 동진강 등 7개 국가하천관리 업무를 익산국토관리청에서 넘겨받았는데, 현재 별도 조직마저 꾸리지 못한 상황이다.
유 청장은 “우리 환경청이 부서별 고유기능과 담당 업무의 특성에 적합하도록 조직을 만들고 인력을 확충하는 게 과제”라며 “환경부는 물론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를 직접 찾아 조직과 인력이 확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작은 조직이 많은 역할을 해야 할 때는 결국 구성원 개개인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유 청장은 “직원 개개인이 갖춘 출중한 능력과 그동안 수많은 환경문제를 해결하면서 쌓아온 역량과 경험이 우리의 자산”이라며 “주요 정책들이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 우리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함께 걸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