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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그룹 이자수익 올해 6조 더 는다


입력 2022.03.23 06:00 수정 2022.03.22 15:13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전망치 56조9천억…전년比 12%↑

금융지원·충당금 압박 더 거세질 듯

국내 4대 은행 본점 전경.ⓒ데일리안

국내 4대 금융그룹이 올해 이자만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지난해보다 6조원 넘게 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와중 금리 인상이 가속화하면서 이자수익이 빠르게 몸집을 불릴 것이란 관측이다.


코로나19 이후 계속돼 온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과 향후 부실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비용 적립 등 금융권을 향한 당국의 요구도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예측한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올해 이자수익 전망치는 56조87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액수로 따지면 6조1782억원 증가한 규모다.


금융그룹별로 보면 우선 KB금융의 이자수익이 17조798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2.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신한금융 역시 15조5197억원으로, 하나금융은 12조5686억원으로 각각 5.4%와 15.7%씩 해당 금액이 증가할 것이란 예측이다. 우리금융의 이자수익도 11조7074억원으로 18.3%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자 확대의 핵심 동력은 금리 상승이다. 올해 들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면서 금융사가 거둬들이는 이자도 함께 증가할 것이란 얘기다.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과 11월에 각각 0.25%p씩 인상되면서 1%대를 회복했다. 이어 올해 1월에도 추가 인상이 단행되며 현재 기준금리는 1.25%까지 올라섰다. 한은은 올해도 두 차례 가량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는 통상 한은 기준금리가 0.25%p 오를 때마다 은행 등 금융사의 순이자마진(NIM)이 0.3%p 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본다. NIM은 예금과 대출의 이자율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중심으로 한 은행의 수익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아질수록 예대 마진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생계형 자금 수요와 더불어 이른바 영끌·빚투로 대변되는 투자 열풍이 맞물리면서 불어난 대출은 금융사의 이자수익 확대를 떠받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달 말 원화 대출 잔액은 1184조2101억원으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기 직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하면 18.6%(185조4280억원) 급증했다.

4대 금융그룹 이자수익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문제는 정책적 비용이다. 이자 마진에 힘입은 금융권의 실적 개선이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이들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박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2년 넘게 지속돼 왔음에도 최근 추가 연장이 결정된 소상공인 대상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정책도 더욱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과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를 모두 6개월 연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의 만료 시점을 세 번 연장한 상태다. 2020년 9월과 지난해 3월 그리고 같은 해 9월에 이르기까지 매번 6개월씩 기한을 늘여 왔다.


코로나19 정상화 과정에서의 리스크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목소리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은행권은 최근 금융감독원의 권고에 따라 신용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만기연장·상환유예 대출과 코로나19 취약업종 대출에 대해 8760억원의 대손준비금을 추가 적립하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늘어나는 이자 마진이 정책적 명분이 되면서 금융당국의 코로나19 지원과 그에 따른 리스크 비용 확대 요구가 올해 더 강화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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