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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멋대로 규정에 여자배구 ‘찜찜한 결말’ [김평호의 인상팍!]


입력 2022.03.26 07:00 수정 2022.03.26 08:11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여자부, 코로나19 확산세에 21일 경기 끝으로 시즌 조기 종료 결정

정해 놓은 리그 운영 매뉴얼 뒤집고 PS 치르기로 결정했다 낭패

리그 재개 이후 하루 만에 조기 종료 결정으로 빈축

지난 21일 여자부 시즌 조기종료가 확정된 뒤 흥국생명 선수들이 홈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KOVO

여자배구가 우승팀도 가리지 못하고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 따른 불가피한 결말로 보이지만 뒷맛이 개운치 못한 것이 사실이다.


여자부는 지난 21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를 끝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이날 발표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관련 여자부 긴급 대책회의 결과에 따라 리그를 조기에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연맹은 21일 페퍼저축은행에서 코로나19 추가 확진 선수 1명 및 부상 선수 1명(기존 확진자 1명, 부상 2명)과 IBK기업은행에서 추가 확진 선수 3명(기존 확진자 3명)이 발생함에 따라 리그 정상 운영 기준인 12명의 선수 엔트리 조건을 두 팀이 충족하지 못하게 돼 여자부를 다시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번 중단으로 누적 중단기간이 36일이 됐다. 연맹 코로나19 대응매뉴얼에 의거, 중단기간이 28일 초과 시 리그를 조기 종료해야함에 따라 연맹은 시행 전 최종적으로 구단과 긴급 대책회의를 실시해 의견을 나눴다. 결국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점 등을 들어 시즌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로 인해 여자부는 올 시즌 우승 팀 없이 허무한 결말을 맞이했다. 정규리그 최종순위는 중단 시점 직전 라운드인 5라운드까지의 순위를 반영해 결정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 속에서 이는 최악의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앞서 연맹과 프로배구 여자부 7개 구단들은 자신들이 정해 놓은 리그 운영 매뉴얼을 뒤집었다. 지난 11일 정규리그 경기는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포스트시즌은 경기 수를 줄여 개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발표 당시만 해도 여자부의 누적 리그 중단기간이 26일까지 늘어나면서 당초 정해놓은 매뉴얼 2단계(정규리그 경기수 유지, 포스트시즌 미개최)에 도달했지만 여자부 인기상승 유지와 팬서비스 제공 등을 이유로 자신들이 정한 원칙을 어겼다.


이에 따라 각 구단들은 지난 20일 리그를 재개한 뒤 모든 정규리그 일정을 마치고 포스트시즌을 치르게 됐는데 이마저도 무산됐다. 자신들이 정한 규정을 뒤집으면서까지 남은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 일정을 소화하려 했지만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정규리그 1위 확정에 승점 단 1을 남겨 놓고 시즌을 마무리하게 된 현대건설. ⓒ KOVO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와 팬들에게 돌아갔다. 시즌 조기 종료 결정은 지난 21일 열린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 도중 나왔는데, 선수들은 이 사실도 모르고 경기를 치른 뒤 혼란에 빠졌다.


포스트시즌을 준비 중인 상위권 팀 선수들은 허탈함을 감출 수 없게 됐다. 정규리그 1위 확정에 승점 단 1만을 남겨 놓고 있었던 현대건설 선수들은 희망고문만 하다가 축포도 터트리지 못하고 시즌을 허무하게 마감했다.


부상자와 코로나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제대로 엔트리도 꾸리지 못하고 경기를 치러야 했던 페퍼저축은행과 IBK기업은행은 결국 리그 재개 이후 12명의 선수 엔트리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지경까지 이르면서 만신창이가 됐다. 여자부 선수들은 제대로 된 경기력을 팬들에게 보여줄 리 만무했다.


결과적으로 여자부 인기에만 목매다가 이도저도 아닌 게 됐다. 스스로 정한 원칙까지 어겨가면서 실리를 챙기려 했지만 지난 20일 리그 재개 이후 하루 만에 ‘조기 종료 결정’이라는 촌극을 연출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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