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 '검찰개혁 갈등' 일단 진정…보완수사권이 관건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6.03.18 05:05  수정 2026.03.18 05:05

당정청,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법 협의안 도출

수사·기소 분리 원칙 중심…검찰 권한 대폭 축소

李대통령 검찰개혁 메시지 후 갈등 수습 일사천리

이견 큰 보완수사권 논의는 뒤로…갈등 재점화 예상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검찰개혁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검찰개혁 후속 법안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을 두고 충돌해온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최종 협의안을 마련하며 갈등을 해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를 둘러싼 이견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고 향후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논의하기로 한 만큼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당정청이 요란하지 않게 긴밀한 조율을 통해 하나 된 협의안을 도출했다"며 "국민들께서 우려했던 독소조항을 삭제하고 수정했다.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은 협의안대로 19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민주당의 의원총회 결과를 반영한 중수청·공소청 법안을 이달 초 국회에 제출했으나, 이를 두고도 당 강경파가 검찰 권한이 여전히 과도하다며 반발하자 협의를 통해 관련 내용을 다시 손본 것이다.


협의안은 수사·기소 완전 분리 원칙을 기존 정부안 대비 더욱 엄격히 적용했다. 중수청이 공소청의 하부 조직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소청 검사의 수사개입 여지를 차단한 것이 골자로, 당정청 협의 과정에서 강경파가 요구해 온 △검사의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지휘·감독권 △영장 집행·청구 지휘권△수사 중지권·직무배제 요구권 등이 삭제·조정됐다.


중수청법에서는 공소청과의 연결 고리를 최소화했다. 특히 중수청이 수사를 개시하면 검사에게 통보하도록 했던 45조 조항을 아예 삭제했다. 중수청이 담당하는 6대 범죄는 법률 조항으로 보다 구체화하고 '법왜곡죄'를 추가했다.


검사의 직무 규정을 법령이 아닌 법률을 따르도록 수정하면서 시행령을 통해 검사 직무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도 원천 봉쇄됐다. 검찰총장이 사건을 다른 검사에게 위임할 수 있는 근거인 검사 직무 위임·승계 및 이전 조항도 최종안에서 삭제됐다. 이 조항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의원들이 '제왕적 검찰총장제'의 폐단을 낳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번 당정청 협의는 정부와 민주당 간 검찰개혁 후속 입법을 둘러싼 이견이 계속되자 이재명 대통령이 경고 메시지를 낸 직후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당정협의안은 검찰수사 배제에 필요한 범위 내라면 당정협의를 통해 10번이라도 수정 가능하다"면서도 "어떤 이유든 개혁에 장애를 가져오는 불필요한 과잉은 안 된다"고 밝혔다. 검찰개혁의 대원칙은 지키되, 본질과 무관한 강경론에는 거리를 두겠다는 뜻을 재차 전달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에도 "본질과 괴리된 과도한 선명성 경쟁과 긴요하지 않은 조치 때문에 해체돼야 할 기득 세력이 반격의 명분과 재결집 기회를 가지게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넘어 검찰총장 명칭 폐지와 검사 전원 면직 후 재임용까지 주장하는 여당 내 강경파를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온 직후 당정청 협의안이 발표됐고, 협의안은 기존 정부안 대비 검사 권한이 크게 축소됐다. '검찰총장 명칭 삭제'나 '검사 전원 해임 후 선별 재임용' 등 일부 강경파 의원들의 요구는 최종 협의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즉 정부와 일부 강경파 양측이 모두 한발 물러서며 합의안을 도출해낸 것이다.


단 검찰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의견 합치는 이루지 못해 향후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정청은 수차례 논의에도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자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당내 강경파는 보완수사권 절대 폐지를 주장하지만, 이 대통령과 정부는 인권 보호 측면에서의 예외적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강경파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번 조정안은 개혁의 끝이 아닌 시작이다. 진정한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는 이 공소청법안 하나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형사소송법의 전면 개정을 통해 비로소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며 보완수사권에 대한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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