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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가격 하락세…삼성·LG 생산 축소 속도내나


입력 2022.03.29 06:00 수정 2022.03.28 22:20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코로나로 상승하던 가격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전

사업 비중 줄이는 韓…지배력 높인 中 공백 메워

OLED로 초격차 초점…향후 의존도 증가 불가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전경.ⓒ삼성디스플레이

삼성과 LG가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보다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동안 주력이었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방향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 이후 급등해 온 LCD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하락 반전하고 있는 점이 판단에 영향이 미칠지도 주목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LCD 사업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다. 양사의 LCD 사업 비중 축소는 이미 정해진 방향으로 관건은 속도였는데 최근 패널 가격 하락으로 속도가 더 빨라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캠퍼스에서 운용 중인 대형 LCD 생산라인 철수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상태로 시기만 남겨둔 상태다. 이미 지난해부터 일부 생산라인은 철거에 들어간 상태로 퀀텀닷 디스플레이(QD-OLED) 패널을 양산하는 라인으로 변경했다.


LG디스플레이도 향후 LCD는 중국 등 해외 공장에서만 생산한다는 방침으로 국내에서의 LCD 생산은 점진적으로 줄여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LCD 패널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양사의 LCD 비중 축소가 더욱 속도가 붙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3월 하반월(21일 기준) 55인치 LCD TV용 패널은 108달러로 2주 전인 상반월(7일 기준·110달러)에 비해 2달러(1.8%) 하락했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패널 가격 상승이 본격화된 지난 2020년 7월(112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7월(226달러)과 비교하면 52.2%나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연속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이는 32·43·65인치 등 다른 크기의 제품들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펜데믹 영향으로 인한 보복 소비 효과로 TV용 패널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 2020년 6월 시작된 가격 상승이 1년간 지속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 반전하는 양상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당초 올해 말로 예정됐던 충남 아산의 대형 LCD 생산라인 철수 시기를 6월로 앞당길 것이라는 설이 등장했는데 최근의 가격 하락세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국내에서 LCD 생산량 축소 속도를 높여 완전한 OLED 생산체제로 전환하는 시점을 앞당길지가 관심사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2’ 기간 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 앙코르 호텔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프라이빗전시 부스에 전시돼 있는 미디어월.ⓒ삼성디스플레이

LCD 사업 축소는 양사가 OLED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기인한다. 양사는 QD-OLED(삼성)과 화이트(W)-OLED(LG) 등 방식의 차이가 있을뿐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 제품으로 OLED를 적극 밀고 있는 상황이다.


수요 감소에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아진 LCD는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TV용 LCD 패널 출하량은 2억5400만대로 전년보다 2%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2018년 정점을 찍은 이후 4년째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로 인해 야기된 공급 과잉이 제품 가격 하락을 불러오며 수익성 악화가 불을 보듯 뻔한 현실에서 LCD에 매달릴 이유는 더욱 없어진 상태다.


이같은 상황 변화는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주요 공급사에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추가된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디스플레이 패널 매입 기업에 기존 중국 CSOT와 타이완 AUO 외에 BOE가 새롭게 추가됐다.


삼성디스플레이가 TV용 대형 LCD 패널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면서 발생한 공백을 BOE가 메우고 있는 셈이다. BOE는 지난 2018년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글로벌 1위 LCD 제조사에 등극했고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현재 전체 LCD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미래 성장성이 높은 OLED에 집중해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당연한 선택으로 보고 있다. 이미 레드오션(Red Ocean·출혈 경쟁 시장)이 된 LCD보다는 미래 성장 잠재력이 높은 OLED에서 기술력과 시장을 모두 선점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LCD에서 그랬던 것처럼 OLED에서도 초격차를 실현해 압도적인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며 “LCD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겠지만 OLED, 특히 대형 OLED는 국내 기업들과의 기술력 격차를 감안하면 쉽게 허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향후 국내 기업들의 생산 축소로 LCD 시장에서 중국의 비중이 더 늘어나면서 발생할 높은 의존도는 경계하고 있다. 특히 패널을 공급받아야 하는 TV 업체들로서는 가격 협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중국 기업들의 LCD 시장 지배력이 더 높아지면 산유국들의 물량 조절에 따라 움직이는 국제 유가처럼 LCD 패널 가격도 중국 기업들의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OLED나 마이크로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가 TV 시장에서 주력으로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LCD도 상당기간 수요가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TV 업체들로서는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생산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자료사진)ⓒLG디스플레이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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