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흔들리자 포장재 ‘비상’…식품·뷰티업계 수급 상황 ‘예의주시’

임유정기자 (irene@dailian.co.kr), 남가희 기자

입력 2026.03.24 17:01  수정 2026.03.24 17:04

중동 리스크 장기화에 원료 공급망 불안 확대

재고로 버티지만 장기화 시 생산·출고 차질 우려

가격보다 ‘수급 공백’ 더 큰 리스크…라인 중단 가능성

기업들 예의주시 대응 강화…업계 전반 긴장 고조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돼 있다.ⓒ뉴시스

식품·뷰티업계를 중심으로 포장재 공급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업계 전반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뷰티 기업들은 포장재 재고와 조달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제품을 생산하고도 포장재 확보가 지연될 경우 출고 자체가 막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이 같은 흐름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석유화학 원료 공급망이 흔들린 데 따른 것이다.


나프타는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 페트(PET) 등 주요 포장재의 기초 원료로, 식품 포장과 화장품 용기 전반에 폭넓게 사용된다.


결국 원유에서 출발한 공급 불안이 나프타를 거쳐 포장재로 확산되는 구조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수급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포장재 가격 상승은 물론, 일부 제품의 생산·출고 지연까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은 앞서 확보한 재고로 제품을 생산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농심은 계열사인 율촌화학을 통해 포장재를 공급받고 있다. 율촌화학이 2~3개월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을 보유하고 있어 당장 문제가 되는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를 대비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양식품 등 다른 식품사들도 대체로 비슷한 대응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일정 수준의 포장재 재고를 확보한 상태에서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수급 불안이 길어질 경우를 대비해 원료 조달선 다변화와 재고 관리 강화에 나서며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동원시스템즈는 최근 필름 원재료 수급이 불안정해진 데다 가격 인상까지 겹치며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장기 계약 파트너사와 협업을 강화하고 안전재고 확보에 집중하는 등 공급 안정성 유지에 대응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포장재는 대체가 쉽지 않은 필수 요소라 재고가 소진될 경우 생산과 출고가 동시에 막힐 수 있다”며 “현재는 확보해둔 물량으로 대응이 가능하지만, 나프타 수급 불안이 장기화되면 일부 제품의 생산 일정 조정이나 출고 지연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화장품 코너에서 다양한 화장품 원료를 체험하고 있다.ⓒ뉴시스

뷰티업계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화장품 용기와 포장재 역시 PET·PP 등 석유화학 원료를 기반으로 생산되는 만큼 나프타 수급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주요 화장품 기업들이 일정 수준의 포장재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제품 생산에 즉각적인 차질이 발생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포장재 수급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K뷰티 산업 전반에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현재 제품 포장재 수급에 당장 차질이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원자재 공급 상황이 계속 변하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식품, 뷰티업계 모두 현 상황이 한두 달 이상 장기화될 경우 단순한 비용 부담을 넘어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업계에서는 포장재 가격 상승보다도 수급이 끊기는 상황 자체가 생산 중단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리스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포장재는 단순 원가 요소가 아니라 생산 공정과 직결된 필수 자재라 일정 물량이 끊기면 라인 자체가 멈출 수 밖에 없다”며 “가격이 오르는 것보다도 필요한 시점에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훨씬 큰 리스크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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