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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이주열 “성장 지키면서 금융안정・물가 잡는 묘책 필요”


입력 2022.03.31 15:14 수정 2022.03.31 15:14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한은, 31일 이임식 진행

1977년 입행해 43년 근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 “성장을 지키면서도 금융안정과 함께 물가를 잡을 수 있는 묘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이임사를 통해 “지난 8년간 정책 결정의 적기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시장참가자와의 인식의 간극을 줄여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신뢰가 온전히 형성됐는지 여전히 아쉼으로 남을 수 밖에 없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주열 총재는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코로나 위기 이후 경제예측이 어긋나고 정책 일관성이 떨어졌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는 높은 불확실성에 기인하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국민의 신뢰가 통화정책의 성과를 결정한다는 사실은 중앙은행의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 8년간 임기 중 대부분은 기존의 경험이나 지식과는 많이 다른, 매우 익숙치 않은 새로운 거시경제 환경에서 통화정책을 운용했다”며 “통화정책의 어려움은 비단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에만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장기간 이어졌음에도 세계 경제가 저성장, 저물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복잡하고 난해한 고차방식이 되어버렸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해 재정립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한국은행의 법적 책무에 금융안정이 추가된 이래, 최근 고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통화정책 운용에 이를 어떻게 반영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준재정적 활동에 중앙은행의 참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반면 일부에서는 중앙은행이 양극화와 불평등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한 중앙은행의 대응은 이미 정책수단의 개발과 이행으로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앞으로 여러 가지 사회문제 해결에 경제적 처방을 동원하고자 하면 할수록 중앙은행에 대한 기대와 의존은 계속 늘어나게 될 것이며, 경제구조나 제반 환경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게 되면 중앙은행 역할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에 대해서는 “다음 총재로 지명되신 분은 빼어난 인품과 뛰어난 식견을 갖춘 훌륭하기 이를 데 없는 분”이라며 “새 총재님의 풍부한 경륜이 여러분들의 열정과 결합돼 한국은행이 더욱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을 끝으로 지난 8년간 몸 담았던 한은 총재직을 뒤로 한다. 그는 1977년 한은에 입행한 뒤 43년간 ‘최장수’ 근무했다. 그는 조사국장, 정책기획국장, 통화정책담당 부총재보, 부총재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으며 2014년 박근혜 정부에서 총재로 임명된 후 2018년 문재인 정권에서 연임했다.


지난 8년간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의장으로 주재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만 총76 차례이다. 이 기간 동안 기준금리를 9차례 내리고 5번 올렸다. 기준금리는 현재 연 1.25% 수준이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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