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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추·최 옛 재경부 3인방 부활…민간 중심 ‘Y노믹스’ 예고


입력 2022.04.12 15:29 수정 2022.04.12 19:10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차기 정부 초대 경제팀 한덕수·추경호·최상목

기획·정책통 평가…과거 재정경제부서 한솥밥

정부 개입 줄이고 ‘민간·시장 중심’ 정책 전망

“국채 등 재정건전성 문제는 취약할 수도”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등 일부 내각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차기 정부 경제 수장 3인방이 사실상 내정되면서 윤석열 당선인의 ‘민간 중심 성장’이라는 경제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 3일 한덕수 전 총리를 차기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데 이어 10일 추경호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했다. 이들 두 사람과 함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간사를 맡은 최상목 전 차관은 금융위원장으로 임명될 것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이들 3인방은 모두 과거 재정경제부 시절 함께 일한 경험이 있으며, 친(親)시장 친기업 성향으로 이른바 ‘Y노믹스(윤석열 표 경제정책)’ 실현에 손발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가 된 한덕수 전 총리는 이명박 정부 때인 지난 2012년 주미대사를 끝으로 관직에서 물러난 뒤 10년 만에 재등장했다. 진보와 보수 정권을 넘나든 한 전 총리는 73세 고령이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험과 위기 대응 능력을 높게 평가받아 다시 한번 국무총리로 일할 기회를 얻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정통 엘리트 관료 출신인 한 후보자는 40여 년간 공직에 몸담으며 승승장구한 인물이다. 진보 정권인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와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맡은 데 이어 이명박 정부에서도 주미대사를 지내는 등 진보와 보수를 넘나들었다.


1970년 제8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관세청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한 그는 과거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으로 옮겼고, 부처 간 교류로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 미주통상과장으로 일한 적 있다. 스스로 ‘변화를 지향하는 합리적 시장주의자’로 규정하면서 정책 일관성을 위해 색깔 없는 수장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력에 한 후보자에 대해 세간은 경제·관리형 총리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노무현 정부 때 경제부총리와 국무총리를 지냈고, 이명박 정부에서는 주미대사를 역임한 만큼 경제와 외교를 통솔할 적임자로 불린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경제와 안보의 결합이 중요해진 상황인 만큼 현재 경제 안보 사령탑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다.


공교롭게도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 사령탑으로 내정된 3인은 각각 과거 한솥밥을 먹은 경험이 있다. 추경호 내정자는 한 후보자가 재경부 장관 재직 당시 핵심 부서인 금융정책국에서 금융정책과장을 맡은 바 있다.


윤석열 정부 첫 경제부총리 후보로 지명된 추경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간사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자리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추 내정자는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발을 들여 경제기획원,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거쳤다. 금융위 부위원장, 기재부 1차관 등 경제금융정책을 총괄한 경험이 있으며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며 정계로 발을 옮겼다.


추 내정자는 대표적인 ‘친시장파’로 통한다. 그동안 재정 혁신과 규제 완화를 강조해온 만큼 관련 제도 개선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추 내정자는 부총리 내정 직전 인수위 간사로 “기업 발목을 잡는 모래주머니를 벗겨 드리겠다”며 규제 완화를 이미 강조한 바 있다. 이에 ‘Y노믹스’가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친기업 정책 이상으로 시장 역할을 중요하게 판단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추 내정자는 지명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주도, 재정 주도 정책 방향을 민간 중심, 기업 중심으로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며 “민간 기업의 활동을 제약하는 법령, 제도들이 많은데 기업의 발목을 잡는 족쇄를 가급적 빨리 푸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 최저임금 상승에 대해 “시장에서 감당이 안 되는 정책을 가치, 이념, 지역 논리로 자꾸 강행해 비판이 많았다”고 지적하며 정부가 아닌 민간이 소득을 이끄는 정책을 예고했다.


윤석열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유력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최상목 간사가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통의동 인수위에서 당선인 업무보고와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추경호 내정자와 함께 경제부총리 후보로 거론됐던 최상목 전 기재부 차관은 금융위원장이 유력하다.


현재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경제1분과 간사를 맡은 최 전 차관은 행정고시 29회 출신으로 금융위 공적자금관리위 사무국장, 기재부 정책조정국장, 경제정책국장을 거쳐 대통령 경제금융비서관, 기재부 1차관 등을 역임했다. 기획재정부 내에서는 ‘압도적인 에이스’, ‘천재 관료’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추경호 내정자와 함께 2006년 당시 재경부 금융정책국에서 증권제도과장으로 일했다.


최 전 차관은 경제·금융통으로 추 내정자와 마찬가지로 시장의 기능을 중요시하면서 금융·재정 역할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인수위에서 소상공인 지원과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 연금개혁, 주식 양도세 폐지 등 경제공약 이행을 추진 중이다.


일각에서는 한덕수, 추경호, 최상목 3인방 모두 기획·정책통으로 평가되는 만큼 거시경제를 다루는 데는 유능하지만 나라 살림을 아껴야 하는 ‘곳간 지기’ 역할은 다소 미흡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홍남기 부총리처럼 예산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성향으로 재정 건전성에 민감했다면 기획·정책통들은 재정의 역할을 높게 평가하고 정책 방향을 그려내기 때문에 스타일에서 차이가 크다”며 “차기 정부에서 재정건전성이나 국가 채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권 초기 여당의 정책, 특히 예산 관련 요구를 어떻게 컨트롤하느냐에 따라 이들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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