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4명 관중 입장은 고척돔 및 히어로즈 역대 최소치
90년대말~2000년대 초반 암흑기 떠오르는 암담한 상황
KBO리그의 인기 하락이 관중 급감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12일 키움과 NC가 맞붙은 고척 스카이돔에는 774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주중 3연전의 첫 경기인 화요일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세 자릿수 관중은 보고도 믿기 힘든 수치.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100% 관중 입장이 가능하고 관심의 집중도가 높아지는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774명 입장은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사실 프로야구의 인기 하락은 이미 몇 해 전부터 조짐을 드러내고 있었다.
국제대회에서의 경쟁력 약화로 우물 안 개구리라는 혹평에 시달리는데다가 잊을 만하면 터지는 선수들의 사건, 사고로 인해 야구팬들의 피로감은 상당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없었다면 관중 급감 현상이 더욱 빨리 찾아왔을 것이란 분석도 내놓았다.
774명의 관중은 2016년 개장한 고척 스카이돔의 역대 최소 관중이다. 종전 최소 관중은 키움과 KT가 맞붙었던 2019년 4월 10일 경기에서의 957명. 물론 당시는 코로나19로 입장 제한이 있었고, 이전 시기만 놓고 따졌을 때 최소 관중 경기는 마찬가지로 키움과 KT가 맞붙었던 2019년 4월 10일 경기에서의 1,158명이다.
또한 히어로즈 구단 역시 역대 최소 관중 기록을 경신하고 말았다. 2008년 창단한 히어로즈는 2015년까지 중소형 구장인 목동 구장을 사용했는데 2009년 4월 21일 한화전에서 기록한 918명이 가장 적은 관중을 받았던 경기였다.
프로야구의 인기 하락이 본격화됐다는 지적과 함께 두 팀의 ‘비호감’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키움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구단 역대 최고의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닌 박병호와의 이별을 택했다. 이로 인한 팬들의 실망이 컸으리란 짐작은 쉽게 할 수 있다.
여기에 ‘음주운전 파동’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강정호를 복귀를 다시 추진하면서 팬들의 원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NC 또한 팬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NC는 지난해 원정 술자리 파문을 일으켰고 안일했던 선수들의 행태는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으로 이어졌다.
KBO리그 역대 최소 관중은 1999년 10월 7일 쌍방울과 현대의 경기가 열린 전주 구장의 54명이다. 그리고 3년 뒤인 2002년 10월 19일 사직구장(롯데-한화)에서도 69명만이 경기장을 찾았다.
쌍방울의 경우 모기업의 자금난으로 사실상 해체가 결정된 상황이라 팬들을 돌볼 처지가 아니었고 2002년은 월드컵 열풍과 함께 프로야구가 본격적인 암흑기에 접어들었던 시기다. 끔찍했던 기억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 아닌가란 우려의 시선이 쏠리는 KBO리그의 현주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