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에 대타로 한 타석 나와 2루 땅볼
투수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2군행 통보
2군행 통보 받은 손아섭. ⓒ 한화 이글스
KBO리그 최다 안타 기록 보유자인 손아섭(한화 이글스)의 시계가 잠시 멈췄다.
비장한 각오로 2026시즌을 시작했으나 개막 시리즈의 흥분이 가시기도 전에 전해진 소식은 1군 엔트리 말소였다. 3000안타라는 전인미답의 고지를 향해 한 걸음이 급한 처지에서 마주한 2군행이다.
지난겨울 손아섭은 누구보다 추운 겨울을 보냈다. FA 신분이었음에도 불러주는 팀이 없었고 굴욕에 가까운 1년 1억원에 도장을 찍으며 한화에 잔류했다.
절치부심하며 올 시즌을 준비한 손아섭은 시범경기 7경기에서 타율 0.385(2618개)를 기록하며 방망이를 매섭게 돌렸다. 김경문 감독 역시 그의 타격감과 경험을 높게 평가하며 개막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현실은 냉정했다.
손아섭이 들어갈 수 있는 한화의 외야와 지명타자 라인업은 틈바구니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견고하다. 4년 100억원의 거액을 들여 영입한 지명타자 강백호가 버티고 있고, 좌익수 문현빈과 우익수 요나단 페라자는 붙박이 주전이다.
여기에 신인 중견수 오재원이 개막 시리즈부터 공수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외야 주전 경쟁이 벌써 끝난 모습이다. 손아섭은 개막전에 대타로 한 타석에만 나와 2루 땅볼로 물러났고, 이튿날에는 결장했다.
또한 한화는 개막 시리즈를 치르며 투수 엔트리를 11명으로만 구성, 타이트하게 운영했다. 이제 본격적인 장기 레이스에 돌입하기 때문에 선발 로테이션을 보강하고 불펜 소모를 줄여야 한다. 당장 이번주 주부터 투수를 보강해야 하는 상황에서 타자 엔트리를 줄이는 게 불가피했고, 결국 손아섭의 2군행이 결정됐다.
지금으로서는 3000안타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 ⓒ 한화 이글스
경기 자체에 나서지 못하다 보니 손아섭이 목표로 하는 3000안타 달성도 요원해 보인다.
현재 2618안타를 기록 중인 손아섭이 3000안타 고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앞으로 382개의 안타가 더 필요하다. 100개 이상의 안타를 4시즌 동안 쳐야 달성 가능한 영역인데 전성기에서 내려온 상황인데다 경기 출장 자체가 불투명해지면 대기록 달성 시점은 기약 없이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물론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페넌트레이스 144경기를 치르다 보면 주전 선수의 부상이나 슬럼프가 반드시 찾아온다. 김경문 감독 역시 손아섭의 타격 능력과 베테랑으로서의 가치를 여전히 신뢰하고 있다.
다만 리빌딩에 성공한 한화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가파른 팀 중 하나다. 이는 손아섭과 같은 베테랑들이 파고들 틈이 없다는 점에서 더욱 냉혹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손아섭은 ‘기다림’이라는 보이지 않는 벽과 마주하고 있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으며 덧없이 흐른다고 느껴질 수 있다. 관건은 2군에서의 퍼포먼스다. 콜업 1순위로 다시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는 자신이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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