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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규제로 막힌 데이터 원격의료…KT, 베트남부터 노린다


입력 2022.04.13 11:33 수정 2022.04.14 11:09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부족한 의료 인프라 베트남, 선진의료 기술 도입의지 강해

현지 법인 설립 착수…동남아 국가로 사업 확장 목표

고훈석 KT 디지털바이오헬스사업단 바이오사업P-TF 상무가 13일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베트남 헬스케어 시장 진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온라인 화상회의 화면 캡처

KT가 원격의료 플랫폼을 중심으로 베트남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한다. 국내에서는 각종 규제로 사업 기회가 막혀 있는 탓에 비교적 규제가 약한 해외 시장을 먼저 겨냥했다. 현지에서 레퍼런스를 쌓고 다양한 국가로 진출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특히 베트남은 높은 경제성장률 대비 고령화 속도가 빠르고 의료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사업 기회가 크다고 판단했다. KT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원격의료 서비스 검증을 시작하고 연내 관련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다. 다음은 1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고훈석 KT 디지털바이오헬스사업단 바이오사업P-TF 상무와의 일문일답.


-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한시적으로 규제가 풀리면서 원격의료 시장이 뜨고 있다. 국내 시장 진출 계획이 있나.


▲코로나19 이후 해외에서는 진료 6건 중 1건이 원격의료일 정도로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이전 대비 46% 증가했다. 하지만 국내는 의사와 환자 간 비대면 의료 금지 조항이라는 가장 큰 규제 허들이 있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진출을 ‘패싱’할 정도다. 국내에서 재외국민과 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원격의료를 한시 허용했지만 아직 더딘 속도다.


- 다양한 국가 중 베트남 진출을 선택한 이유는.


▲베트남은 국내처럼 관련 규제가 많지 않다. 원격진료 자체도 규제가 없고 약 처방이나 배송과 같은 부가 서비스도 규제가 없다. 한국과 시차가 크지 않고 우호적이어서 협업이 수월하다는 점도 있다. 경제 발전 속도에 비해 우리나라와 20~30년 차이가 날 정도로 의료 환경이 좋지 않다. 베트남에서 성공하면 주변 동남아 국가로 확장하기 용이한 구조이기도 하다.


- 앞서 업무협약을 체결한 러시아 메드시그룹과의 사업은 어떻게 되고 있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에도 사업을 추진 중인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많다.


- 하노이의대와 의료 AI 공동연구는 만성질환 위주로 진행할 예정인지.


▲하노이의대에는 학생을 포함해 임직원이 총 1만명 정도 있다. 이들의 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해 검증할 예정이다.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들의 위험도를 예측하는 AI 개발을 함께 진행한다. 현재 경희대의대와도 알츠하이머 솔루션을 공동 연구 중인데 하노이의대에서도 관련 연구데이터를 제공하기로 했다.


- 베트남 이후 다른 시장 진출 계획이 있나.


▲베트남에서 성공하는 데 2~3년 정도 걸릴 것으로 길게 보고 있다. 현실적으로 진출하자마자 바로 성공할 수는 없고 몇 년간 투자하고 관계와 신뢰를 쌓으면서 성공 레퍼런스를 넓힐 계획이다. 이후 인도차이나반도나 동남아 섬 국가를 중심으로 진출 국가를 확대할 예정이다.


- 베트남 내에 KT와 비슷한 사업을 전개하는 사업자가 있나.


▲지오헬스, 이닥터, 닥터애니웨어와 같은 기업들이 이미 2~3년 전부터 원격 의료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미 진출한 기업들을 보면서 현지법상 사업에 문제가 없다는 걸 인지하는 계기가 됐다.


- 경쟁사 대비 KT 서비스 강점은.


▲베트남은 부족한 의료 인프라로 한국 선진의료에 대한 도입의지가 높다. 한국의 탑클래스 의료진들을 자문위원으로 섭외해 기술력을 전수할 예정이다. KT 강점인 AI·빅데이터·클라우드를 잘 접목하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


- 현지 법인 설립이나 분사 계획이 있나.


▲현지서 의료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을 벌이려면 의료 법인이 필요하다. 연내 설립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분사는 KT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의 일환으로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고 일부 고려를 해보고는 있다. 원격의료사업을 위한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산정 중이다.


- 장기적으로 기대하는 매출 규모는.


▲아직 사업성을 평가하는 단계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단기에 수익성을 노리기보다는 장기적으로 가입자 규모를 키우고 의미 있는 데이터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 국내 규제가 풀리면 베트남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가져와 활용할 수 있나.


▲베트남 규제가 약하다고는 해도 데이터를 국외로 반출하기는 쉽지 않다. 현지서 많은 노하우를 쌓겠지만 데이터까지 가져오기에는 무리가 있다.


KT 베트남 진출 디지털 원격의료 사업 구조.ⓒKT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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